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고동현 기자] 김강률에게는 잊을 수 없는 하루가 될 듯 하다.
김강률(두산 베어스)은 2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나서 투수와 타자를 모두 소화했다. 마운드에서는 1이닝 무실점 투구 속 승리투수가 됐으며 타석에서도 적시타를 때렸다.
이날 김강률은 팀이 5-6으로 뒤진 8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김강률은 조용호와 최항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1, 3루에 몰렸지만 대타 최정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위기를 넘겼다.
그러자 타선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9회 박건우와 닉 에반스의 투런홈런으로 9-6 역전. 이어진 2사 1, 2루에서 김강률이 타석에 들어섰다.
타석에 들어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날 두산은 닉 에반스를 지명타자로 내세웠지만 연이은 선수 교체 속 지명타자 제도가 사라졌다. 에반스가 3루수로 나섰기 때문. 이미 모든 야수를 기용했기에 대타를 쓸 수도 없었다.
백인식과 상대한 김강률은 볼 3개를 골라냈다. 이어 4구째 높은 공에는 헛스윙. 5구째는 놓치지 않았다. 깨끗한 우중간 안타를 날렸고 그 사이 2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타점까지 기록했다. 데뷔 첫 타석에서 안타와 타점을 동시에 올린 것.
경기 후 김강률은 타석에 들어선 상황에 대해 "한 번쯤 타석에 들어가보고 싶었다. 기회가 안 올 줄 알았는데 오늘 왔다"며 "타석에 들어서기 전 강석천 코치님께서 '주자가 없으면 치지 말고 있으면 쳐보라고 말씀하셨다. 3볼에서 헛스윙을 한 뒤 타석에서 더 진지하게 집중하다보니 안타가 나온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팀 승리에 보탬이 돼 기쁘다"고 전한 김강률은 "오늘 컨디션은 최근 들어 제일 안 좋았다. 이런 날 고비를 넘기는 것이 중요한데 잘 막아서 다행이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경기에 많이 나가면서 결과도 좋다보니 자신감이 생긴 것이 상승세 비결인 것 같다"고 최근 활약 요인을 자평한 뒤 "기회를 많이 받았는데 올해 조금이나마 그 기대에 부응하는 것 같아 다행이다"라고 덧붙였다.
[두산 김강률.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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