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전주 안경남 기자] 전북 현대가 통산 5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09년을 시작으로 9년 동안 5번이나 K리그를 제패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많이 먹는다고 했다. 바로 전북을 두고 하는 얘기다.
전북은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36라운드 홈 경기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3-0으로 꺾고 5번째 별을 가슴에 새겼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전북은 후반에 3골을 몰아치며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우승을 결정짓는 단판 승부였다. 전북이 이기면 잔여 경기와 상관 없이 우승이 확정됐다. 어떻게 보면 쉬워 보이지만, 자칫 제주에 발목을 잡힐 경우 우승 판도가 뒤집힐 수도 있는 위기이기도 했다.
모든 걸 건 승부에서 빛난 건 전북의 ‘우승 DNA’였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최강희 감독은 “이런 경기일수록 선수들에게 말을 많이 하면 안 된다. 하던대로 준비하는 게 더 낫다”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다년 간 우승을 거머쥔 명장이기에 가능한 멘트였다.
최강희 감독의 말대로 전북은 준비한 것을 그라운드에 마음껏 펼쳤다. 제주의 공세를 실점 없이 막아낸 전북은 후반 시작 2분 만에 터진 이재성의 선제골로 승기를 잡았다. 제주전을 위해 일주일을 준비한 김신욱의 헤딩이 빛난 순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균형을 깬 전북은 이승기의 추가득점과 이동국의 통산 200호골로 5번째 우승을 자축했다.
전북은 우승하는 법을 아는 팀이다. 최강희 감독 지휘 아래 2009년 처음으로 K리그 정상에 오른 전북은 2011년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신흥강호로 떠올랐다.
정점을 찍은 전북의 질주는 계속됐다. 그들은 2014년과 2015년 두 시즌 연속 K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절대 1강’으로서 이미지를 굳혔다. FC서울, 수원 삼성 등 라이벌 구단들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전북의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위기도 있었다. 2016년에는 심판 매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며 승점 9점을 삭감 당했다. 결국 시즌 내내 선두를 질주하던 전북은 다 잡은 우승을 서울에 내주며 고개를 떨궜다. 또한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부터 챔피언스리그 출전권까지 박탈당했다.
흔들리는 전북을 다잡은 건 최강희 감독의 리더십과 노장 선수들이었다. 올 시즌 초부터 리그에 집중한 전북은 막강한 전력으로 리그를 독주했다. 36경기까지 가장 많은 69골을 터트렸고 가장 적은 실점(31골)을 기록 했다.
챔피언 DNA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다년간의 노하우가 쌓이고 쌓인 결과다. 사실상 우승이 걸린 단판 승부에서 누구보다 침착하고 차분하게 경기를 풀 수 있었던 것도 여기에 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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