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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젊은 중국은 저력이 있었다. 허재호는 결국 무릎을 꿇었다.
중국은 2019 FIBA 남자농구월드컵 개최국이다. 11월 23일 개막한 대륙별 예선에 참가하지만, 이미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때문에 중국은 이번 월드컵 예선에 NBA서 뛰는 저우치, CBA 간판스타 이젠롄 등을 소집하지 않았다. 중국의 한국전 12인 엔트리 평균 연령은 24세.
왕저린, 딩얀유항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국제대회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선수들이었다. 때문에 국내 농구관계자들은 한국의 우세를 점쳤다. 더구나 한국은 레바논 아시아컵에 이어 뉴질랜드와의 월드컵 예선 1라운드 A조 첫 경기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다. 변칙 지역방어와 외곽슛을 앞세운 패턴으로 뉴질랜드를 세 차례나 눌렀다.
출발은 좋았다. 박찬희와 양희종, 박찬희와 김종규 등의 연계플레이가 돋보였다. 오세근과 이정현, 오세근과 이종현의 패스게임도 돋보였다. 1쿼터를 근소하게 앞섰다. FIBA 심판들도 뉴질랜드전과는 달리 파울 콜을 불리하게 불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은 만만찮았다. 일단 전반전에만 19점을 몰아넣은 선밍후이의 개인기를 전혀 막지 못했다. 한국은 수비력이 가장 좋은 박찬희를 붙였지만, 역부족이었다. 전반전 막판에는 딩안유항도 엄청난 개인기와 정확한 중거리포, 패스능력을 선보였다.
한국은 2쿼터부터 3-2 지역방어를 시도했다. 최준용을 앞선 중앙에 배치, 포스트까지 커버하게 하는 변칙 지역방어. 중국은 초반에 잠시 당황했으나 이후 선밍후이와 딩얀유항을 앞세워 손쉽게 깼다. 그러나 허재 감독은 지역방어를 맨투맨으로 돌리지 못했다.
이유가 있었다. 미스매치를 너무 많이 내주기 때문이다. 중국의 평균신장은 196.6cm다. 저우치는 오세근보다 무려 12cm가 크다. 203cm의 아부더리사무 아브듀얼시티도 골밑에서 위협적인 움직임을 선보였다. 또 다른 빅맨 한린동도 있었다.
한국은 2대2를 통해 김종규와 이종현이 적극적으로 골밑 공격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들은 포스트업 기술과 힘에서 불완전하다. 중국 빅맨들을 압도하지 못했다. 그리고 한국은 골밑으로 들어가는 패스가 많이 끊겼다. 아무래도 중국의 신장이 큰 탓에 패스를 주는 사람, 받는 사람 모두 시야 확보가 쉽지 않았다.
중국은 한국의 실책이나 골밑 슛 미스를 놓치지 않았다. 딩얀유항과 선밍후이는 엄청난 속공전개능력을 선보였다. 익숙해진 한국의 지역방어를 속공과 개인기, 패스게임으로 가볍게 해체하며 스코어를 벌렸다.
김종규가 2쿼터 막판 허훈의 패스를 받고 공격하는 과정에서 넘어졌다. 결국 이후 출전하지 못했다. 3쿼터에는 오세근도 뛰지 않았다. 전반전에 오세근이 중국 빅맨들에게 완벽히 묶였기 때문. 기술과 힘이 좋은 오세근도 중국 빅맨들의 신장을 의식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설상가상으로 이정현이나 전준범도 좀처럼 외곽슛 찬스를 쉽게 잡지 못했다. 패스게임으로 찬스를 만들었으나 중국은 철저한 스위치디펜스로 한국의 외곽 공격을 차단했다. 한국은 실책까지 겹치며 좀처럼 흐름을 타지 못했다. 어쩌다 외곽포가 들어가도 중국에 다시 실점, 스코어가 좁혀지지 않았다. 허훈이 개인기량을 앞세워 중국 수비망을 뚫어보려고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한국은 전준범이 3쿼터 막판 3점포와 버저비터 사이드슛, 4쿼터 초~중반 이정현, 전준범, 이승현의 연속 3점포를 앞세워 추격했다. 그러나 10점 내로 좁히지 못했다. 제공권 약세로 추격 자체에 어려움이 있었다. 중국은 젊은 팀답지 않게 한국의 추격에 적절히 템포를 죽여 지공을 하는 등 노련한 경기운영을 선보였다. 김종규가 나가고 오세근마저 빠지자 이종현과 이승현이 중국 빅맨들을 제어하지 못했다.
결국 허재호는 뉴질랜드전 원정 승리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경기막판 전면강압수비가 몇 차례 성공했으나 외곽슛이 침묵했다. 한국도 경기내용 자체가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그러나 젊은 중국의 저력은 너무나도 뛰어났다. 빅맨들의 높이와 개인기량을 갖춘 딩얀유항, 선밍후이의 조화가 인상적이었다.
[왕저린. 사진 = 고양 한혁승 기자 haa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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