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게 바로 근성이다."
KGC 양희종은 마스크맨이다. 11월 4일 DB전서 디온테 버튼의 팔꿈치에 코뼈를 강타 당했다. 교정수술을 받았다. 그래도 당분간 마스크에 의지해야 하는 처지다. 심지어 왼쪽 약지, 새끼손가락 인대도 좋지 않다.
양희종은 "대표팀 소집 이후 상무와 연습경기를 치르다 손가락이 꺾였다. 뉴질랜드전, 중국전을 치르면서 계속 꺾였고, 인대가 더욱 손상됐다"라고 말했다. 중국전을 마치고 정밀검진을 받았다. 당장 새끼손가락을 수술해야 한다는 게 의사의 소견이었다.
그러나 양희종은 "지금 수술을 받으면 최소 1달은 쉬어야 한다. 재활까지 하면 플레이오프를 할 때 제대로 뛸 수 있다. 시즌 일정이 중요하다. 왼손이고, 특히 새끼손가락이라 크게 지장은 없다. 올 시즌은 참고 뛰고, 시즌 후 두 손가락 모두 수술을 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코뼈를 다친 양희종을 뉴질랜드전, 중국전 엔트리에서 제외하려고 했다. 그러나 양희종이 대표팀 합류를 자청했다. 두 경기 모두 소화했다. 정규시즌 재개 이후에도 결장은 없다. 김승기 감독도, 허재 감독도 양희종의 투혼을 막지 못했다.
마스크를 끼고 경기를 하면 호흡이 불편하다. 시야도 좁혀진다. 양희종은 "예전에도 마스크를 낀 적이 있었다. 정말 숨도 제대로 못 쉬었다. 이번에는 코뼈에 맞춰서 제작했다. 아주 불편하지는 않다. 마스크 만드는 기술이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불편한 건 변함없다. 호흡이 가쁘면서 8개 손가락으로 농구를 해야 한다. 최악의 조건이다.
투혼을 지나치게 미화하면 곤란하다. 부상은 방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부상하면 심해지지 않게 관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최적의 관리법이 휴식이라면 쉬어야 한다. 양희종도 손가락 상태가 더욱 나빠지면 결장이 불가피하다. 올 시즌 KGC 성적은 중요하다. 그러나 양희종 농구인생도 중요하다.
그런데 소속팀 KGC와 대표팀을 향한 양희종의 마인드, 즉 강인한 근성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양희종은 유독 부상이 있을 때 더욱 강력한 응집력을 발휘한다. 지난달 31일 kt전서 20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 4스틸로 펄펄 날았다. 2일 삼성전서 팀은 졌다. 그러나 양희종은 7점 6어시스트 3스틸로 분전했다.
몸이 정상이 아닌데 평소보다 더욱 몸을 사리지 않는다. 아픈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과감하게 골밑을 파고 들고, 스틸과 루즈볼 사수를 위해 몸을 날린다. 양희종 특유의 와일드한 농구에 대한 호불호는 있다. 어쨌든 KGC와 대표팀 동료들의 에너지를 끌어올리고, 조직의 케미스트리를 강화하는 효과는 분명히 있다.
지도자들은 항상 선수들에게 자신감, 적극성, 근성을 강조한다.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지도자들에게 자신감, 적극적인 마인드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듣고도 끝내 고치지 못하다 은퇴하는 선수가 부지기수다.
몸이 멀쩡한 선수들도 많이 지적 받는다. 하물며 양희종은 정상이 아닌 몸으로 남다른 희생정신을 발휘한다. 팀에 어떻게든 도움을 주려는 마인드다. 최악의 상황서 평소보다 더욱 좋은 응집력을 보여주는 건 다른 선수들, 특히 성장이 정체된 유망주들이 참고할 필요가 있다.
선수출신 타 구단 한 프런트는 "근성은 타고나는 것이다. 없던 근성이 갑자기 생기는 경우는 드물다. 요즘 양희종 같은 근성을 갖고 있는 젊은 선수들을 보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타 구단 한 감독도 "희종이가 아파도 제 역할을 하는 건 특유의 근성이다. 말처럼 쉽지 않다. 그런 마인드는 후배들이 보고 배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양희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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