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 그날의 온기 고스란히 담았다…장준환 감독, 진심 빛난 눈물 (ft. 강동원) [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올 겨울 또 하나의 기대작, 영화 '1987'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장준환 감독과 김윤석, 하정우부터 특별출연 강동원까지 참여한 이들의 진정성이 돋보였다. 상업영화의 틀 안에서 그날의 온기를 고스란히 전하며 희망의 메시지를 이야기했다.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1987'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장준환 감독과 출연배우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 등이 참석했다.

'1987'은 역사적 실화인 1987년 민주화 항쟁의 기폭제가 된 故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둘러싸고 진실을 은폐하려는 세력과 목숨을 걸고 진실을 알리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이날 장준환 감독은 1987년 당시를 떠올리며 폭풍 눈물을 쏟았다. 그는 "비록 상업영화이지만, 진심을 다해 만들었다. 당시 길거리에 나가 땀과 피를 흘렸던 그 분들을 생각하면서 만든 영화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이어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요즘 그렇게 뜨겁지도 않고 순수하지도 않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 87년 양심을 저버릴 수 없던 그 사람들의 온기, 두려움에 떨면서도 내뱉어야 했던 그 사람들을 보면서 용기가 생기고 힘이 됐다"라고 덧붙였다.

장준환 감독은 "'1987'은 국민 모두가 주인공인 영화다"라며 "물론,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왔던 지금도 뜨겁지만 1987년도엔 국민이 스스로 자각해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 쟁취한 해이다. 의미 있는 큰 발자국을 찍었다. 우리 국민이 얼마나 위대한가, 힘 있는 사람이가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김윤석은 극 중 대공수사처 박처장 역할을 맡았다. 대공수사처의 실세로, 반공이 애국이라 굳게 믿는 인물. 스물 두 살 대학생 박종철의 죽음이 정권 유지에 방해가 될 것이라 판단하고, 사건 은폐를 지시한다.

그는 "아마 내가 '1987'에 가장 먼저 캐스팅된 배우일 거다. 초고부터 봤다. 영화적인 재미를 담아 진실을 알리는, 가치 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느냐에 대해 장준환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김윤석은 "사실 박 처장 역할을 제안받고 굉장히 갈등을 많이 했었다. 장준환 감독과는 이번이 두 번째 호흡인데 내겐 좋은 역할을 안 줄뿐더러 어려운 캐릭터를 준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그는 "내가 '탁 치니까 억'이라는 그 대사를 내가 치게 될 줄이야, 상상도 못했다"라며 "난 그 헤드라인의 기사를 실제 신문으로 본 사람이다. 당시 대학생이었다"라고 말했다.

김윤석은 "박종철 열사는 제 고등학교 선배님이시다"라며 "이 배역을 누군가는 맡아야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이기에 이왕 하는 거 열심히 해보자 했다"라고 남다른 책임감을 드러냈다.

하정우는 서울지검 최 검사를 연기했다. 박종철의 죽음 이후 사건을 은폐하려는 김윤석에 맞서 부검을 밀어붙인다. 진상 규명의 첫 단추를 끼우며 1987년의 기폭제 역할을 하는 캐릭터다.

하정우는 "이 영화가 사실을 기반으로 하지만 영화적으로 재구성된 부분이 굉장히 그럴싸했다. 처음 읽고 너무 놀라웠다. 어떤 시나리오보다도, 어떤 소설보다도 나한테는 무척 밀도 높게 느껴졌다. 그저 충겨적이었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김태리는 87학번 대학 신입생 연희 역할로 등장한다. 당시의 보편적인 시민을 대표하는 역할이다.

그는 "'1987' 시나리오를 보면서 참 좋았던 게 희망을 보여준다는 것이었다"라며 "故 박종철·이한열 열사, 그분들의 죽음 덕분에 '이렇게 잘 살고 있다'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도 뭔가 이루어낼 수 있는 힘을 가진 국민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라고 얘기했다.

영등포 교도소 교도관 한병용 역의 유해진, 대공형사 조반장 역의 박희순, 진실에 맞서는 윤기자 역의 이희준 이들 외에 문성근, 김의성, 고창석, 조우진 등 다수의 스타들이 출연해 메시지의 힘을 더했다.

특히 여진구와 강동원이 각각 박종철, 이한열 열사로 활약했다. 특별출연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진정성 있는 열연으로 뜨거운 울림을 선사했다.

'1987'은 오는 27일 개봉한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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