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김)주성이 형의 은퇴가 다가오는 게 아쉽다. 마음 같아선 붙잡고 싶다.”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1위를 질주 중인 원주 DB를 보면 2008-2009시즌 울산 모비스(현 현대모비스)와 행보가 비슷하다. 당시 샐러리캡 하한선마저 채우지 못하는 등 선수 보강에 실패한 모비스는 시즌이 개막하기 전만 해도 꼴찌 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모비스는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이변을 연출했다.
세대교체에 나선 DB 역시 우려와 달리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2위 전주 KCC에 1경기차로 앞선 1위에 올라있다.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한 디온테 버튼과 더불어 에이스로 거듭난 두경민의 폭발력은 DB가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다.
두경민은 올 시즌 30경기에서 평균 16.2득점(국내 2위) 3점슛 2.8개(1위) 2.9리바운드 3.9어시스트 1.4스틸(9위)로 맹활약 중이다. 모두 커리어-하이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상범 감독의 지도력, 국내선수와 외국선수의 조화 덕분에 은퇴시즌을 화려하게 장식해나가고 있는 선수도 있다. 2017-2018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베테랑 김주성이다. 그는 주로 3~4쿼터에 투입돼 노련미를 과시하고 있다.
김주성의 평균 기록은 31경기 13분 23초 5.4득점 2.2리바운드. 김주성은 기습적인 3점슛을 터뜨리며 추격전을 이끄는 한편, 상황에 따라 외국선수 수비까지 맡으며 DB의 돌풍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5일 서울 SK와의 원정경기에서도 3~4쿼터에 각각 1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DB가 단독 1위를 지키는데 기여했다.
이날 경기는 김주성이 치르는 첫 은퇴투어 경기이기도 했다. 그는 후련하다는 눈치다. “후배들이 버티는 힘이 생겼다. ‘이제는 정말 내가 없어도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분 좋게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남은 경기에서도 추억을 만들고 싶다.” 김주성의 말이다.
하지만 두경민은 여전히 김주성이 팀에서 끼치는 영향이 크다고 한다. 두경민은 “(김)주성이 형이 4쿼터에 다 하시지 않나. 승부를 결정지어주신다. 주성이 형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굉장히 크다”라고 말했다.
두경민은 2016-2017시즌을 마친 후 군 입대하는 것에 대해 고민한 시기가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한 시즌 더 치른 후 상무에 지원하는 쪽을 택했고, 덕분에 이상범 감독을 만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었다.
김주성의 은퇴시즌을 함께 치르는 것도 의미가 남다르단다. “군 입대를 1년 미루고 주성이 형과 함께 시즌을 치를 수 있어 영광이다. 은퇴투어 행사를 하시는 모습이 멋있고, 아쉽기도 했다”라고 운을 뗀 두경민은 “주성이 형의 은퇴가 다가오는 게 아쉽다. 마음 같아선 붙잡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두경민-김주성.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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