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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언터처블’ 마지막 회는 당혹스럽기 그지없었다. 현실성 없는 설정이 극의 몰입을 방해한 것.
20일 밤 JTBC 금토드라마 ‘언터처블’(극본 최진원 연출 조남국) 마지막회가 방송됐다.
이날 흑룡도의 비밀이 밝혀졌다. 그동안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처럼 그려지던 흑룡도는 상상 이상의 모습으로 뒤통수를 쳤다. 방송이 끝난 후 일각에서는 “실미도도 아니고”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흑룡도는 일명 ‘북천의 전사’를 키우기 위한 곳이었다. 빼돌려진 범죄자들이 이곳에서 세뇌를 받은 후 장범호(박근형)를 위한 일꾼으로 거듭났다. 흑룡도에는 “승리하는 자는 중단하지 않는 법이다. 우리의 전진을 가로막는 장애가 있다면 그것은 시기와 모함이며 독선과 아집일 뿐”이라며 자신과 함께 싸우라는 장범호의 목소리가 담긴 방송이 울려 펴졌다. 이와 함께 비춰진 모습은 영화 ‘실미도’에서나 볼 법한 영상들이었다.
뿐만 아니다. 수용소 안에는 좀비 같은 모습의 사람들이 갇혀 있었다. 이들은 “과거의 모든 잘못들을 벗어던지고 북천을 위해 목숨 바쳐 일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장범호의 세뇌 방송을 듣고 있었다.
장범호의 모습 역시 2018년에 있을 법한 사람인지 의심케 했다. 일본군 복장을 한 장범호는 장준서(진구)에게 “너희 할아버지께서는 일본 제국의 용감한 군인이셨다. 태평양 전쟁 때 우리 조국을 위해 싸웠고 돌아오신 후 이곳에다 자신만의 제국을 건설했어. 그 위대한 정신이 지금까지 살아 있는 거야. 그 정신 때문에 지금의 북천이 된 거고”라고 힘줘 말했다. 스스로 “나는 신이다”고 칭하기도.
앞서 흑룡도가 하리모토의 소유며, 장범호가 하리모토라는 사실이 공개됐지만 이것만으로 친일파 정신을 이어 받은 또 하나의 제국이 있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려운 게 사실. 현실성이 떨어진다면 이를 위한 복선이라도 촘촘히 깔아놔야 했지만 ‘언터처블’은 작가가 상상한 세계만 있을 뿐 이것을 납득시키기 위한 장치들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나마 배우들의 호연이 흑룡도 신들을 살렸다. 자신의 광기에 사로잡힌 친일파 후손의 모습을 보여준 박근형, 이런 아버지와 대립하는 진구, 주군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방식으로 충성을 다한 신정근. 이 세 사람 덕분에 흑룡도 신들을 실소하며 보지 않을 수 있었다.
[사진 = JTBC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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