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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천안 이후광 기자]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가 2보 전진을 위해 1보를 후퇴 중이다.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의 올 시즌 마지막 맞대결이 열리던 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 지난달 27일 이미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은 현대캐피탈은 이날도 문성민, 신영석, 안드레아스 등 주축 전력을 빼고, 허수봉, 김지한 등 신예들에게 기회를 줬다. 젊은 현대캐피탈은 패기를 앞세워 완전체의 한국전력에게 맞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날은 현대캐피탈의 정규리그 우승 시상식이 열리는 날이기도 했다. 평일임에도 많은 팬들이 체육관을 찾아 우승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자 했다. 물론 시상식은 성황리에 마무리됐으나 홈팬들은 셧아웃 완패 이후 이를 함께해야 했다.
이에 대해 최태웅 감독이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사실 속상하긴 하다”라고 운을 뗀 최 감독은 “마음은 끝까지 최선을 다해 승리하고, 또 분위기도 타면서 챔피언결정전으로 가고 싶다. 그러나 선수들의 상태를 일일이 체크한 결과 지금의 경기 운영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이날 문성민과 신영석을 출전 엔트리에서 아예 제외했다. 우승의 주역인 이들에게는 체력 회복을 위한 보강 운동 스케줄을 부여한 상황. 현대캐피탈은 남은 OK저축은행(원정), KB손해보험(홈)과의 경기에서도 젊은 라인업을 가동할 예정이다.
최 감독의 통합우승을 향한 열망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2015-2016시즌 감독 부임 후 팀을 두 시즌 연속 정상에 올려놨지만 매 번 통합우승에 2%가 부족했다.
첫 시즌엔 무려 승점 81점으로 정규리그 1위에 올랐으나 챔피언결정전에서 OK저축은행에게 무릎을 꿇었고, 지난 시즌은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오른 반면 정규리그 순위는 2위였다. 2년 만에 정규리그 정상을 탈환한 올 시즌이 통합우승의 적기라고 판단한 최 감독이다.
7일 오전 리그 상위권 순위를 보면 현대캐피탈, 삼성화재, 대한항공의 시즌 전적이 모두 22승 12패로 동일하다. 그러나 승점은 현대캐피탈이 나머지 두 팀보다 월등히 앞서 있다. 최 감독이 “만만한 팀이 한 팀도 없다. 정규리그 우승은 우리가 월등했다기보다 승점 관리가 잘 된 결과다”라고 말하며 챔피언결정전을 향한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이유다.
프로스포츠에서 선수들은 순위싸움과 관계없이 경기장을 찾아온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런 부분에 있어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크지만, 최 감독은 “선수단과 팬들이 마지막에 함께 웃기 위해선 지금의 구상이 맞는 것으로 판단했다”라고 통합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를 택한 최 감독이다.
[현대캐피탈 선수단.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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