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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영화 ‘괴물들’의 이원근(27)은 한없이 여린 듯 하면서도 복수에 불타는 섬뜩한 내면연기를 인상적으로 소화했다. 김백준 감독 뿐 아니라 ‘여교사’ 김태용, ‘환절기’ 이동은 감독 역시 “선악이 공존하는 얼굴”이라고 평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부끄러워요(웃음). 내면의 선악을 끌어내고 싶은 욕심을 갖고 있긴 해요. 감독님들이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그런데 쑥스러운 건 어쩔 수 없네요.”
영화 ‘괴물들’은 살아남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해야 하는 소년 재영(이원근)과 원하는 건 어떻게든 가져야 하는 소년 양훈(이이경), 그리고 그 두 소년 사이에 있는 천진난만한 소녀 예리(박규영/보경 역),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10대들의 권력과 폭력의 비극을 그린 영화다.
“웬만해서는 힘들다는 말을 안하는데, ‘괴물들’ 촬영 때는 너무 힘들었어요. 정신적으로 너무 고되더라고요. 한달 촬영했는데, 새벽 2시에 끝나면 6시에 일어나 촬영 나가고…단 하루도 쉼없이 찍었어요. 맞는 장면이 편집됐어요(웃음), 맨날 맞고 울다보니까 악몽을 꾸더라고요. 하루가 무기력해지고요. 촬영 끝나고 부산에 다시 내려가 혼자 여행하면서 악몽에서 벗어났죠.”
그는 재영을 연기하기 위해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의 표정을 연구했다. 거울을 보면서 대본을 읽는데, 강아지가 자신을 쳐다보는 모습을 보고 “이거다”라는 확신이 생겼다. 그는 강아지를 엄하게 훈련시켰다. 자신의 얼굴을 봤다 안봤다 하면서 눈치보는 모습이 재영과 비슷했다. 눈을 밑에서 위로 쳐다보는 연기도 그렇게 나왔다.
“시사회 때 촬영 끝나고 14개월만에 처음 봤어요. 제가 출연한 영화 보는 걸 좋아해요. 처음엔 제 연기를 보고, 두 번째는 전체적으로 보죠. 시선처리, 발음, 대사 속도 등을 다 체크하면서 공부하죠.”
그는 차기작 ‘명당’에서 첫 사극에 도전한다. 극중 ‘헌종’ 역을 맡았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왕 역할을 맡았다. 연기 선생님에게 발성 연습부터 새로 받으며 최대한 왕의 위엄이 느껴지도록 연기했다.
“‘명당’에서 제가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기대되요. 그런데 ‘괴물들’ 이후로 교복을 입는 10대 영화 출연 제안이 딱 끊겼어요. 서운하더라고요(웃음). 교복을 입다가 갑자기 곤룡포를 입으니까 어색하기도 하고요. 교복 연기는 한 번 더 해보고 싶어요.”
[사진 제공 = 리틀빅픽처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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