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번에 넣으니 괜찮더라고요."
올 시즌 넥센 타선은 KBO리그 최상위권 위력을 갖췄다. 박병호의 가세로 테이블세터~클린업트리오~하위타선까지 쉬어갈 곳이 없다. 박병호에 의한 시너지효과는 시범경기서 확인됐다. 타선은 현실적으로 올 시즌 넥센이 순위다툼서 가장 믿는 파트다.
넥센으로선 득점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이 필요하다. 장정석 감독은 핵심을 외국인타자 마이클 초이스라고 본다. 초이스가 어느 타순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넥센 타선의 전체적인 그림,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다.
기본적으로 초이스는 일발장타력이 있다. 지난해 46경기서 176타수를 소화하면서 17개의 홈런을 뽑아냈다. 장타율은 0.656. 올 시즌 풀타임을 소화하면 3~40홈런을 거뜬히 때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때문에 장 감독은 미국 스프링캠프서 초이스를 주로 5번으로 기용했다. 부동의 4번타자 박병호 뒤에 붙여 중심타선의 장타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계산. 작년에도 주로 중심타자로 나섰다. '5번 초이스'는 가장 무난한 그림이다.
그러나 장 감독은 시범경기 13~14일 대전 한화전, 17일 인천 SK전서 초이스를 2번에 넣는 테스트를 실시했다. 서건창은 3번으로 이동했다. 타선 흐름은 괜찮았다. 장 감독의 '2번' 초이스는 두 가지 의도가 있다.
일단 테이블세터 이정후, 서건창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 두 사람은 좌타자다. 장 감독은 "지난해 경기 막판에 상대가 정후와 건창이에게 표적으로 좌투수를 넣더라. 건창이는 좌타자에게 강했지만, 이정후는 약한 면모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정후는 지난해 우투수(0.341)에 비해 좌투수(0.280)에게 약간 약했다. 큰 차이는 아니었다. 하지만, 승부처서 벤치가 느끼기에는 막히는 느낌이 있었다. 우타자 초이스가 2번에 들어가면 이 미세한 약점을 해결할 수 있다.
즉, 상대적으로 이정후와 서건창이 상대 불펜 핵심 좌투수에게 표적이 될 가능성이 낮아진다. 불펜에 다소 불안한 측면이 있는 팀 컬러를 감안하면 경기막판 타선 응집력, 득점력 극대화는 아주 중요하다.
또 하나. 초이스 자체가 2번과 어울린다. 장 감독은 "초이스를 2번으로 테스트해보니 무조건 방망이를 휘두르지도 않더라. 그렇다고 장타력도 떨어지지 않았다. 초이스는 좌투수에게도 강하다"라고 말했다.
초이스는 지난해 179타석에서 46삼진으로 삼진이 많은 스타일은 아니었다. 좌투수에게도 0.415로 0.245의 우투수에 비해 월등히 강했다. 모 아니면 도 식의 맥 끊기 타격이 없는 대신, 특유의 장타력과 정교함을 적절히 배합할 수 있다는 기대감. 현대야구가 주창하는 강한 2번 타자에도 마침맞다.
초이스는 18일 SK와의 시범경기서는 쉬어갔다. 아직 시범경기가 두 차례 남아있다. 장 감독은 좀 더 테스트를 해보고 최적의 타순을 구성할 계획이다. 정규시즌에 이정후~초이스~서건창~박병호로 이어지는 1~4번 상위타순을 선보일 가능성이 충분하다.
[초이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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