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해마다 외국인선수 스카우트 성공사를 쓰고 있는 NC가 올해도 '대박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까.
일단 출발은 좋다. NC는 왕웨이중과 로건 베렛을 LG와의 개막 2연전에 차례로 내보냈고 두 투수는 모두 승리투수에 이름을 올렸다. 왕웨이중은 개막전에서 7이닝 1실점을, 베렛은 두 번째 날 5⅔이닝 무실점으로 각각 호투했다.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NC 유니폼을 입고 있는 4번타자 재비어 스크럭스도 개막전에서 홈런을 신고하는 등 개막 2연전에서 타율 .600(5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이미 NC는 찰리 쉬렉, 에릭 해커, 에릭 테임즈, 재크 스튜어트 등 외국인선수 스카우트에 일가견이 있음을 보여준 팀. 이는 기량을 꿰뚫어보는 구단의 판단에서 출발해 빠른 의사결정으로 타팀보다 먼저 움직이고 과감한 투자도 할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난 해 총액 180만 달러에 야심차게 영입한 제프 맨쉽은 직전 시즌에 월드시리즈를 뛰고 온 거물급 선수였다.
그러나 매해 외국인선수 스카우트에서 성공을 거두고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도 해냈으나 정작 큰 경기에서는 그리 재미를 보지 못한 게 사실이다.
NC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창단 첫 시즌부터 함께한 해커와 거물급 선수이지만 가성비가 떨어졌던 맨쉽을 포기한 것이다. 몸값이 100만 달러를 상회하는 선수들 대신 NC는 100만 달러 이하인 왕웨이중과 베렛을 선택했다. 이유는 단 하나. '젊은 이닝이터'를 영입해 가을야구에서도 '씽씽투'를 보여주길 기대한 것이다.
대만 출신인 왕웨이중은 총액 90만 달러에 KBO 리그에 입성, 대만 야구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메이저리그에서 미완의 강속구투수였던 왕웨이중은 직구와 컷 패스트볼, 슬라이더 등 대체로 스피드 위주의 투구 스타일이지만 공격적인 피칭으로 타자들을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왕웨이중은 개막전을 마치고 "도망가지 않는 피칭을 하려 했다"고 말했다. 152km까지 나온 직구도 매력적이지만 커터도 예사롭지 않았다. 왕웨이중과 호흡을 맞춘 포수 신진호는 "커터가 너무 좋았다"고 감탄할 정도였다.
베렛은 당초 NC와 총액 85만 달러에 계약했으나 메디컬테스트 이후 계약 조건을 수정해야 했다. 현재 베렛에게 보장된 금액은 단 30만 달러. 하지만 옵션을 충족하면 최대 100만 달러까지 받을 수 있다. NC 관계자는 "메디컬테스트는 통과했지만 염려되는 부분이 있어 계약 내용을 변경했다. 당시 크게 염려되는 부상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보장 금액을 30만 달러로 정하고 총액을 100만 달러로 올리는 것을 상호 협의했다"고 밝혔다.
올해 심심찮게 홈런왕 후보로 거론되는 스크럭스도 총액 130만 달러란 몸값이 아깝지 않을 전망. 스크럭스는 거포로서 실력을 갖췄을 뿐 아니라 팀 분위기를 중요하게 여기는 마인드로 김경문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지 오래다.
NC는 보통 미국 출신 선수를 선호하고 있다. 중남미 출신 선수들도 KBO 리그에 많이 유입되고 있으나 화끈한 성격을 가진 선수들도 많아 돌출 행동을 할 우려도 존재한다. 워낙 팀워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김경문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데다 창단 첫 시즌에 아담 윌크의 '버르장머리'에 속앓이를 했기에 실력 만큼 인성 역시 꼼꼼히 체크하고 있다. 왕웨이중은 대만 출신이지만 커리어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보냈기에 편견을 갖지 않고 바라볼 수 있었다.
이제 NC는 단순히 외국인선수 스카우트 성공을 넘어 가성비까지 챙기려 하고 있다. 건강하고 젊은 외국인선수 선발로 기대보다 우려가 컸으나 역시 NC의 축적된 노하우는 숨길 수 없는 모양이다.
[사진 = NC 다이노스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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