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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이순재가 영화 '덕구'로 가슴 뭉클한 가족애를 되새겼다. 익숙함에 속아 무심했던 소중한 이의 존재감을 다시금 일깨우게 하며 마음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었다.
27일 오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는 영화 '덕구'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방수인 감독과 출연배우 이순재, 정지훈, 박지윤 등이 참석했다.
'덕구'는 어린 손자 덕구(정지훈)와 살고 있는 할배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알게 되면서 세상에 남겨질 아이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한다는 이야기를 그린다. 덕구라는 캐릭터를 통해 우리 모두의 그리운 이를 대변하며, 가족의 의미가 희미해지고 있는 오늘날 누군가에게 위로받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냈다.
방수인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아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이다. 할배와 덕구, 덕희 남매 그리고 이들의 부모까지 삼대가 함께 생활해온 집을 구현하기 위해 지난 8년간 전국의 산과 바다를 떠돌며 영화를 준비했다고.
방수인 감독은 "어린아이와 외국인, 노인들은 약자이지 않은가. 어른들이라면 보호하려 해야 하는데 요즘 세상은 그렇지 않다고 본다. 당연한데 당연시되지 않는 세상, 알고 있지만 실천을 못 하는 우리의 모습을 '덕구'를 통해 짚어보려 했다"라고 기획의도를 말했다.
또한 그는 "엄마와 할아버지의 아이들에 대한 사랑, 뜻은 같지만 방법이 다른 것을 표현하고자 했다"라고 덧붙였다.
두 아역 배우의 캐스팅 비하인드도 밝혔다. 방수인 감독은 "대부분 친구는 대사를 암기하기에 급급한 데 정지훈 군은 아니었다. 덕구의 마음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고 캐스팅했다"라며 "박지윤 양은 오디션 내내 솔직했다. 눈물이 안 난다고 오디션 중 휙 나가버리기도 했다. 그러다가 진심 어린 눈물을 보이더라. 계속 울어서 내가 그만 울어도 된다고 말했을 정도였다"라고 전했다.
이순재는 이번 작품으로 7년 만에 영화 주연으로 나섰다. 특히 노개런티로 출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이순재는 "'덕구'는 소박하면서도 진솔한 영화라고 생각했다. 자연스럽게, 잔잔하게 일상적인 정서를 따라 잘 흘러간다"라며 "사실 요즘 작품들을 보면 너무 작위적이다. 사랑이 많이 결핍돼 있다. 사랑보단 갈등이 우선이고. 오랜만에 정감 가는 영화를 만나 출연을 결심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또 모처럼 제가 분량의 90%를 담당한다. 쉽게 오지 않는 기회라 두 말 없이 참여했다. 신인 감독이라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현장에서 작업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라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정지훈은 무려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덕구 역을 꿰찼다. 엄마가 그리운 철부지 소년에서 할배와의 이별을 준비하며 한 단계 성장하는 인물을 그렸다.
그는 "감정을 이어가기 힘들었는데 감독님이 해주신 말씀이 있다. 제가 지금 할아버지를 안 잡으면 결국 쓸쓸히 죽어갈 것이라고, 그럴 수 없다고 말씀해주셨다. 이 얘길 듣고 감정에 이입이 돼 연기가 잘 됐다. 그런 생각을 하니까 실제로 나의 엄마, 할아버지가 보고 싶었다"라고 듬직하게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순재는 정지훈, 덕희 역의 박지윤 두 아역 배우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덕구와 덕희 역할은 상당히 어려운 캐릭터이다. 아역으로서 참 소화하기 힘든 역할인데, 영화를 보니 정지훈과 박지윤이 역시 잘했더라. 아이들이 작품, 역할을 충분히 이해하고 연기한 것 같다. 경이적이더라"라고 찬사를 보냈다.
'덕구'는 오는 4월 5일 개봉한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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