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이병헌 감독은 대학 졸업반에 앞으로 뭘할까 고민하다 술값이나 벌어보자는 생각으로 시나리오를 써서 응모했다. 창피한 수준이었지만, 무엇인가를 해냈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그의 시나리오는 충무로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제작사들이 그를 찾기 시작했다. ‘과속스캔들’ ‘써니’ ‘타짜2’의 각색에 참여했다. 글을 쓰다보니 연출 욕심이 생겼다. 영화감독 데뷔생의 파란만장한 삶을 다룬 ‘힘내세요, 병헌씨’에 이어 재기발랄한 청춘의 삶의 그린 ‘스물’로 일약 흥행감독 반열에 올랐다.
“영화를 언제부터 좋아했는지 모르겠어요. 어렸을 때부터 비디오 빌려보는걸 좋아했죠. 우연히 인터넷에서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영화만큼 재미있더라고요. 나도 쓸수 있겠다 싶었어요. 무모하고 건방진 생각이 오늘날의 저를 만들었어요(웃음).”
학연이 없는 비주류(그는 대학에서 국제통상학을 전공했다)가 충무로에 입성하기 위해서는 시나리오 쓰는 것 밖에 없었다. 치열하게 살았다. 이렇게도 써보고, 저렇게도 써보고 온갖 상상을 하며 장면을 구상했다. 그의 노력은 ‘스물’에서 터졌다.
“잘하는 걸 계속 해야죠. 코미디가 저랑 맞는 것 같아요. 욕심이 있다면 멜로와 느와르도 해보고 싶어요. 호러는 절대 못하겠어요. 잔인한 장면을 아예 못봐요. 너무 괴로워요. 장르적 쾌감도 못 느끼고. 이 고통을 왜 느끼는거 싶기도 하고.”
그는 가족 코미디와 신파의 결합도 꿈꾸고 있다. 신파 자체를 싫어하지 않는다. 너무 강요하는 것은 싫지만, 신파가 갖고 있는 울림의 정서를 좋아한다.
“‘힘내세요, 병헌씨’는 30대, ‘스물’은 20대, ‘바람바람바람’은 40대 이야기잖아요. 저 스스로 ‘3부작’이라고 생각해요(웃음). 이제 부모님에게도 보여드릴 수 있는 따뜻한 가족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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