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2017년까지 3년간 한솥밥을 먹은 두 사령탑이 정규시즌 첫 맞대결을 벌였다. 신임 사령탑 한용덕 감독이 웃었다.
두산 김태형 감독과 한화 한용덕 감독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감독과 수석코치로 호흡을 맞췄다. 한 감독은 2014년 한화 단장 특별보좌역을 끝으로 2015시즌에 김성근 전 감독 체제가 들어서면서 친정 유니폼을 벗었다. 그리고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두산에 합류했다.
한 감독이 처음부터 김 감독과 감독-수석코치로 호흡을 맞춘 건 아니었다. 첫 보직은 2군 총괄코치였다. 그러나 김 감독이 시즌 중 전격적으로 한 감독을 1군에 호출했고, 감독과 투수코치로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다. 두 지도자는 첫 해 불법도박 스캔들로 흔들리던 삼성을 밀어내고 2001년 이후 14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어냈다.
한 감독은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석코치로 김 감독과 함께했다. 이때 두산은 페넌트레이스에서 각종 기록을 생산했고, 한국시리즈 2연패까지 퍼펙트 통합우승을 일궈냈다. 이후 한 감독은 두산에서 수석코치와 투수 파트를 동시에 맡는 등 김 감독으로부터 절대적인 신뢰를 받았다.
두 사람의 동거는 2017년이 마지막이었다. 시즌을 일찌감치 마감한 친정 한화의 오퍼를 받았고,두산의 포스트시즌이 끝나기 전에 야구계에 소문이 쫙 퍼졌다. 결국 한 감독은 두산의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감독으로 친정 한화에 컴백했다.
그리고 올 시즌. 두 사람은 감독 대 감독으로 맞붙는다. 감독 경력은 4년차 김 감독보다 1년차 한 감독이 아래다. 그러나 나이는 한 감독이 2살 위다. 야구를 나이, 경력으로 하는 건 아니지만, 한 감독도 한화와 두산에서 오랫동안 코치 생활을 하며 제법 탄탄한 내공을 쌓았다는 평가다.
정규시즌 첫 맞대결이 열린 17일 잠실구장. 한 감독은 "저쪽에 있을 때나 여기나 다를 건 없다"라고 말했다. 당연하다. 승부는 냉정하다. 두 감독 모두 옛 인연을 뒤로 하고 치열한 승부를 벌였다. 선두를 달리는 두산, 3위를 달리는 한화 모두 최근 흐름은 좋다. 그러니 당연히 꺾이고 싶지 않았다.
제라드 호잉이 유희관의 커브, 슬라이더를 차례로 걷어올려 담장 밖으로 보내면서 한화의 승리로 끝났다. 두산으로선 처음부터 주도권을 내주고 출발한 경기라 반격이 쉽지 않았다. 2-5로 뒤진 6회말에 한화 마운드를 더 몰아쳐야 했으나 김재환의 병살타가 뼈 아팠다.
반면 한 감독은 윤규진이 6회말 무사 만루 위기를 맞이하자 주저하지 않고 불펜을 가동했다. 95구로 한계투구수가 됐다고 봤다. 박상원이 박건우에게 적시타 한 방을 맞았지만, 추가실점 없이 송은범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올 시즌 부활의 기지개를 켠 송은범은 안정적 투구로 팀 승리에 디딤돌을 놨다. 결과적으로 한 감독의 과감한 교체가 두산의 흐름을 끊는 원동력이 됐다.
5-2 한화 승리. 옛 두산 동지의 첫 사령탑 맞대결은 한 감독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앞으로 두 사람은 15차례 더 맞붙는다. 본격적인 승부는 이제부터다.
[한용덕 감독(위), 김태형 감독(아래).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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