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과 한화는 잘 나간다. 그러나 외국인타자 행보는 정반대다.
17일 시즌 첫 맞대결서 명확히 드러났다. 한화는 제라드 호잉이 4번타순에서 맹활약 중이다. 이날 유희관의 커브와 슬라이더를 잇따라 걷어올려 시즌 7~8호 홈런을 뽑아냈다. 호잉은 KBO리그 적응은 순조롭다. 시즌 67타수 27안타 타율 0.403 8홈런 23타점 17득점.
유희관의 느린 변화구에 타이밍을 맞춰 두 차례나 홈런을 터트린 것 자체가 증거다. 경기 후 "유희관의 구속에 대해 들었고, 간결한 스윙으로 정확하게 맞히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팀 배팅에 집중하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용덕 감독은 3월 31일 대전 SK전서 전유수의 사구에 손목에 부상한 김태균의 복귀를 서두르지 않는다. 김태균이 이탈한 뒤 호잉이 150~200%를 메워낸다. 송광민, 이성열 등 중심타선에 들어오는 토종 타자들의 페이스도 좋다.
이런 환경은 호잉에게도 호재다. 부담 없이 KBO리그에 적응해나가면 되기 때문. 애당초 한화는 호잉에게 많은 홈런을 기대하지 않았다. 오히려 외야수비와 주루에서 적절히 공수에 기여해주길 바랐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대박이다.
물론 호잉도 페이스가 떨어질 때가 찾아올 것이다. 그러나 적응이 빠른 타자는 슬럼프에서 빠져 나오는 속도 또한 빠를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여유가 있다. 시즌 초반 한화가 잘 나가는 건 호잉의 순조로운 행보에 의한 시너지효과가 크다.
반면 두산은 호잉의 연타석홈런이 속 쓰릴 만하다. 외국인타자 지미 파레디스를 활용하지도 못하고 있다. 파레디스는 부진으로 8일 잠실 NC전 이후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성적은 12경기서 타율 0.179 1홈런 1타점 5득점.
김태형 감독은 어지간해서 주축 멤버들에 대한 믿음을 쉽게 거둬들이지 않는다. 그러나 파레디스를 4월 초순에 이례적으로 1군에서 제외한 건 성적을 떠나 파레디스의 스윙 매커니즘과 타격 컨디션이 1군에서 통하지 않을 정도로 좋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파레디스는 12경기서 7개의 안타를 치는 동안 삼진을 9차례 당했다.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더구나 두산은 굳이 외국인타자 없이도 탄탄한 라인업을 구축할 수 있다. 두산의 내, 외야 백업 뎁스는 리그 최강. 굳이 파레디스를 투입해 타선 흐름을 끊을 이유가 없다. 오히려 파레디스가 퓨처스경기서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게 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김태형 감독은 17일 경기를 앞두고 파레디스에 대해 "2군에서 잘 하고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실제 퓨처스리그서 이날까지 20타수 7안타 타율 0.350 1홈런 3타점 3득점으로 좋은 페이스다. 그러나 김 감독은 "올라와서 하는 걸 봐야 알 수 있다. 결국 1군에 올라와서 본인이 잘해야 한다. 용병은 과정이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퓨처스 성적보다는 1군에서 경쟁력 있는 투수들을 상대로 결과물을 내는 시기를 기대해겠다는 뜻이다.
김 감독은 파레디스의 1군 복귀 시점을 못박지 않았다. 스타일상 갑자기 한 차례 정도 1군에 올려 기회를 줄 가능성이 있다. 당연히 일종의 마지막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김 감독은 "1군 복귀는 상황을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외국인타자가 활약하는 한화도, 미흡한 두산도 잘 나간다. 외국인타자와 국내선수들이 공존하는 한화 타선의 그림이 좀 더 바람직하다. 김 감독은 일단 인내하고 있다.
[호잉(위), 파레디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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