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수석 코치, 타격코치가 많이 노력하고 있다."
최근 넥센 타선의 침체, 득점력 저하 현상이 심상찮다. 24~26일 잠실 LG전, 27~28일 고척 SK전서 각각 2점, 1점, 1점, 3점, 4점에 그쳤다. 안타수는 6개, 7개, 3개, 10개, 8개. 그나마 27~28일 경기서 생기를 찾았지만, 안타 개수에 비해 득점력은 떨어졌다. 결국 5연패 수렁.
한 시즌 중 2~3차례 찾아오는 집단 슬럼프다. SK전을 통해 살아날 기미를 보였다. 그래도 여전히 제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어느 팀에도 찾아오는 이 시기를 잘 넘기는 팀이 강팀이다. 그런 점에서 넥센은 일찍 시험대에 올랐다.
장정석 감독은 2년차 사령탑이다. 작년에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느낀 게 많았다. 그런 점에서 장 감독의 인내는 묵직하다. 지금까지의 팀 성적, 일부 주축타자들의 퍼포먼스가 썩 좋지는 않다. 그러나 아직도 시즌은 초반이다. 현 시점에서의 평가 혹은 단정은 이르다.
장 감독은 "시즌 초반 연패를 끊은 뒤 딱 한 차례 미팅을 했다"라고 털어놨다. 부진한 타자들에게 접근하지 않았다. 멀리서 지켜봤다. 그는 "미팅을 소집해서 편안하게 하라고 해도 편하게 할 수 있겠나. 큰 의미 없다"라고 말했다.
편하게 치라는 말조차도 잘 맞지 않는 타자들에겐 부담으로 작용된다. 장 감독은 "어차피 심재학 수석코치나 타격코치가 매일 타자들과 미팅을 한다. 매일 얘기를 하는데 나까지 얘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타자들에 대한 무언의 배려다.
슬럼프에 빠진 타자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장 감독은 어떤 액션도 취하지 않았다. 그는 "특타를 하는 타자들도 있고, 타격코치와 많은 얘기를 나누는 타자들도 있다. 타격코치가 많이 노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박병호와 서건창이 부상으로 빠진 게 득점력 약화에 치명적 영향을 미친 건 사실이다. 리그 최강의 홈런생산능력을 지닌 부동의 4번타자와 톱타자와 2~3번 타순을 오가는 교타자의 부재. 당연히 뼈 아프다.
그러나 장 감독은 "박병호와 서건창을 없는 선수라고 생각해야 한다. 두 사람이 없어서 아쉬움은 있지만, 다른 선수들이 터지면 팀 분위기도 살아날 수 있다. 김하성이나 초이스가 한 방씩 쳐주면 된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박병호와 서건창을 지명타자가 가능한 몸 상태가 갖춰지더라도 기다리겠다고 했다. 그는 "공격과 수비, 주루 등 모든 플레이를 완벽하게 할 수 있다고 느낄 때 1군에 올릴 것이다. 좀 더 시간이 걸리더라도 완벽하게 준비시키겠다"라고 말했다. 눈 앞의 1승을 위해 144경기 전체 성적을 놓치지 않겠다는 뜻.
장 감독도, 넥센 팬들도 인내의 한 주를 보내고 있다. 장 감독의 정중동에는 박병호, 서건창을 제외하더라도 넥센 타선이 리그 상위권의 득점력, 응집력을 갖췄다는 믿음이 실려있다. 그가 할 수 있는 건 약간의 타순 조정이다. 그리고 타자들, 코치들에게 보내는 직, 간접적인 믿음이다.
장 감독 인내의 결과는 당장이 아닌 긴 호흡으로 평가 받을 필요도 있다. 혹시 타격 부진이 좀 더 이어지고 성적이 더 떨어진다면, 그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 그 시기를 잘 잡는 게 포인트다. 넥센의 4월 성적이 좋지 않은 건 맞다. 그렇다고 올 시즌 자체가 비관적인 건 아니다.
[장정석 감독과 넥센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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