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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음악전문 엠넷과 '즐거움'을 추구하는 tvN의 최근 예능 프로그램들은 다양합니다. 기존의 올리브 채널에서 파생된 여러 요리 및 음식 프로그램들 뿐만 아니라 '숲속의 작은집'처럼 다큐멘터리를 표방하는 프로그램까지, 저변을 넓히고 있습니다.
마이데일리 신소원·명희숙·이예은 기자는 케이블채널 프로그램 중 각자 음악 예능과 음식 예능, 최근 새로운 유형의 예능들을 짚어봅니다.
문화콘텐츠기업 CJ E&M의 영향력이 브라운관으로까지 뻗쳐진지는 오래다. 그들은 케이블채널 tvN을 중심으로 안전 대신 모험, 익숙함 대신 산뜻한 소재를 전면으로 내세우며 기라성 같은 지상파 장벽을 무너뜨렸다. 물론, 거대 자본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고 지상파보다 유연한 편성도 유리하게 작용됐다.
대성공을 거둔 나영석 사단의 예능 덕에 안정 궤도에 오르고 '트렌드 리더'라는 별칭을 얻은 자신감으로, tvN은 또 다른 승부수를 던졌다. 요리연구가 백종원의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나영석 PD의 '숲속의 작은 집', 맞선 예능 '선다방' 등을 론칭했다. '채움'보다는 '비움'에 집중해 시청자들의 입맛을 바꾸겠다는 의도다.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는 백종원이 세계 방방곡곡 숨겨진 길거리 음식을 찾아 떠나는 프로그램이다. 백종원과 음식의 만남, 앞서 수많은 PD들이 시도한 조합이기에 진부함이 우려됐지만 tvN은 이 지적을 기분 좋게 피해갔다.
단순히 음식을 소개하고 백종원의 '먹방'을 전시하지 않았다. 현지를 돌아다니고 요리하는 과정을 심도 있게 그려내면서 오히려 다큐멘터리 장르를 연상시켰다. 음식 조리에서 비롯된 소리를 모두 살렸고 비주얼을 감각적으로 담아냈지만 연출에 있어서는 힘을 뺐다.
과도한 CG를 버린 대신 백종원의 말을 자막으로 삽입했고 웃음을 유발하려 애쓰지 않았다. 그 덕에 백종원은 오롯이 음식에 집중해 자신의 해박한 지식을 부담 없이 풀어냈다. 자극적이진 않지만 무게감은 있다.
그런가 하면, 나영석 PD가 메가폰을 잡은 '숲속의 작은 집'은 그야말로 침묵이 반이다. 바쁜 일상을 벗어나 숲 속으로 들어간 실험자(배우 소지섭, 박신혜)들이, 자발적 고립 생활을 이어가는 콘셉트인 만큼 사람보다는 자연 중심이다. 두 명밖에 안 되는 실험자들은 주어진 미션 안에서 작은 움직임만 보인다. 소란한 사람의 말소리보다 자연의 정취가 화면을 차치하기에 이 또한 일상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연애 프로그램 '선다방'은 위의 프로그램들과 결을 달리하지만 새로운 유형을 제시했다. 고스펙자 위주의 기존 연애 리얼리티를 벗어나 주변에서 볼 법한 평범한 일반인들을 출연시키며 소개팅을 주선한다. 뜨거운 이슈를 몰이할 수 있는 인물들보다 소소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겠다는 목적이다.
또한 오는 30일에는 닭볶음탕 한 그릇을 만들기 위한 도시농부 7인의 농사 성장기를 다룬 '식량일기'가 찾아오고 6월 농사 예능 '풀 뜯어먹는 소리'가 출격을 앞두고 있다.
과감한 변주로 장르의 경계를 희미하게 만든 점은 높이 평할 만 하다. 다만 이전보다 낮은 화제성과 시청률은 tvN의 또 다른 숙제로 남았다. 편안함과 재미는 분명히 다르다는 점을 인지해 믹스매치에 힘써야할 시점이다.
[사진 = tvN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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