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잠시 3년 전으로 시계를 돌려보자. 2015년 5월 6일. LG는 두산에 4-5로 석패하고 7연패 수렁에 빠졌다. 지금은 KT에 있는 두산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6⅔이닝 동안 안타 6개를 내주고 삼진 6개를 잡으면서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LG의 시즌 전적은 13승 18패로 나빠졌고 다음날인 7일 '사이버 타자' 잭 한나한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나서야 겨우 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그리고 2018년 5월 6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히 3년 만이다. LG가 끝내 7연패로 고개를 숙였다. LG는 6일 잠실 두산전에서 5-13으로 크게 지고 어린이날 3연전을 모두 내줬다. 무려 1096일 만에 7연패를 당한 것이다.
과연 LG는 3년 전의 전철을 밟을까. LG는 기적의 2014시즌을 뒤로 하고 2015시즌을 9위로 마감했다. 시즌 초반부터 처진 승패 마진을 회복하기가 어려웠다. 그나마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7연패에 앞서 8연승을 거둔 것이 있어 시즌 전적은 18승 19패로 5할 승률에 1승 모자랄 뿐이다.
하지만 과제는 분명하다. 지금 LG는 여러 부분에 걸쳐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선발투수진의 기둥 역할을 해야 하는 차우찬은 이날 4⅓이닝 동안 무려 안타 13개를 맞고 9실점(7자책)으로 무너졌다. 차우찬이 한 경기에서 13피안타를 기록한 것은 프로 데뷔 후 처음이다. 좀처럼 구위가 올라오지 않고 있어 걱정이 크다.
셋업맨 역할을 하는 김지용도 7연패 기간 동안 평균자책점이 40.50에 이른다. 마무리투수인 정찬헌도 지난 2일 대전 한화전에서 연패를 끊을 수 있는 찬스에서 1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는 '불쇼'를 저질렀다.
야수진의 문제점도 크다. 주전 2루수 강승호가 실책 7개에 타율 .191로 함량미달을 보여주면서 끝내 2군으로 내려갔다. 강승호와 크게 다르지 않은 박지규를 새로운 2루수로 기용했지만 박지규 역시 신통치 않은 타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불안한 플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외야수로 변신한 정주현이 다시 2루수로 돌아가는 것이 나아보일 정도다.
4번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공백이 장기화된 것도 LG에겐 뼈아픈 일이다. 1루수로 주로 뛰던 양석환이 3루수를 맡으면서도 꾸준히 장타력을 선보이고 있지만 문제는 김용의 등이 맡고 있는 1루 자리에서 시원한 타격이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해만 해도 어린이날 3연전을 싹쓸이하고 돌풍을 일으켰던 LG이지만 3년 만에 재현된 7연패 악몽으로 다시 한번 위기를 맞았다. 요소요소마다 균열이 생기고 있는 것이 가장 염려되는 부분이다. LG가 8연승을 할 때처럼 선발투수진이 6~7이닝을 거뜬히 소화하면서 불펜의 부담을 줄이고 타선은 필요할 때 한방을 터뜨리는 효율적인 야구를 다시 보여줄 수 있을까.
[LG 선발투수 차우찬이 5회초 1사 3루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첫 번째 사진) LG 류중일 감독과 코치진들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두 번째 사진)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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