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KT 위즈 외야수 유한준은 아버지에게 뜻 깊은 선물을 안겼다. KT 구단 역사를 새로 쓰는 의미 있는 선물이기도 했다.
유한준은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4월 MVP로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 28표 가운데 15표(53.6%)를 획득한 유한준은 사상 처음으로 진행된 팬 투표에서도 2만 2,381표(47.1%)를 획득, 최정(SK)을 제치고 타이틀을 품에 안았다. 지난 2015년 1군에 진입한 KT 소속 선수가 월간 MVP로 선정된 것은 유한준이 처음이었다.
“후보로 선정된 것 자체가 처음이어서 너무 기분 좋았다. 팬 투표도 같이 진행돼 더욱 뜻 깊다.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소감을 전한 유한준은 “다른 선수들도 잘했지만, 사실 기대를 조금 하기도 했다(웃음). KT 구단 역대 최초라 더 영광스럽다. 앞으로 우리 팀 선수들이 많이 받았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MVP 소식이 발표된 것은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아버지가 어버이날에 너무 큰 선물을 받아서 고맙다고 하셔서 더욱 기분 좋았다.” 유한준의 말이다.
4월 MVP로 선정될만한 활약상이었다. 유한준은 4월 한 달 동안 22경기에서 타율 .480(75타수 36안타) 8홈런 28타점으로 맹활약, KT가 중위권에서 순위싸움을 펼치는데 공헌했다. 지난달 28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결승 투런홈런을 쏘아 올리기도 했다. 유한준은 이와 같은 활약을 발판삼아 타율 .402를 기록, 이 부분 2위에 올라있다.
유한준은 “페이스가 좋기도 했지만, 운도 따랐다. 홈런도 많이 나오고…. 출발이 좋았다. 나도 기록보고 ‘잘했구나’ 싶었다”라며 웃었다.
2000년 2차 3라운드 20순위로 현대 유니콘스에 지명된 유한준은 2005년 1군에 데뷔했다. 기량이 만개한 것은 넥센 히어로즈 시절인 2014시즌이었다. 데뷔 첫 3할 타율(.316), 20홈런을 달성한 유한준은 이후 매 시즌 3할 타율과 두 자리 홈런을 이어오고 있다. KT에는 2015시즌 종료 후 FA 협상을 통해 합류했다. 당시 계약규모는 4년 총액 60억원이었다.
유한준은 기복 없는 경기력을 유지해오고 있다. ‘소리 없이 강한 선수’라는 평가도 받는다. 이에 대해 유한준은 “내가 스타성이 강하지 않은 선수라는 것을 알고 있다. 야구는 잘하고 싶은데, 스포트라이트는 썩 좋아하지 않는다. 모순이긴 하다(웃음). 팬들이 잘 포장해주셨다”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유신고 7년 후배 정진호(두산)가 전화로 조언을 구하는 일도 있었다. 유한준에게 원포인트 레슨을 받은 정진호는 지난 1일 KT전에서 생애 첫 그라운드홈런을 달성했다. 조언을 받았던 유한준에게 비수를 꽂은 셈이다,
유한준은 “‘너희 팀에 좋은 선수 많은데 물어보라’고 했었다. 맛보기 정도로 얘기해줬는데 하필 우리 팀과 할 때 잘 치더라. 좋은 건지 나쁜 건지…”라며 웃었다.
1군 진입 후 3시즌 연속 최하위의 멍에를 썼던 KT는 올 시즌에 5할 승률을 목표로 내걸었다. 거액을 투자해 FA 황재균을 영입했고, 더스틴 니퍼트도 합류했다. “전력 보강이 돼 (유)한준이도 부담을 덜어낸 것 같다. 캠프에서도 가장 표정이 밝았던 선수가 한준이였다”라는 게 김진욱 감독의 설명이다.
다만, 5월에는 타격감이 다소 저하된 모습이다. 5월에 치른 5경기에서 19타수 3안타(타율 .158)에 그쳤다. KT 역시 3연패에 빠져 8위로 내려앉았다.
이에 대해 김진욱 감독은 “수비도 꾸준히 나가고, 슬라이딩 캐치도 하며 체력적으로 조금 힘든 부분도 있을 것이다. 경험이 많은 선수인데다 이틀 쉰만큼, 컨디션을 잘 회복했을 것”이라고 견해를 전했다.
“선수가 보강돼 부담이 줄었다. FA 이적 후 잘하려고 했는데, 역효과가 났다. 올 시즌은 부담을 내려놓았고, 정신적인 부분도 편해졌다”라고 운을 뗀 유한준은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다. 슬럼프가 온다 해도 긍정적으로 마음을 먹고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한준.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