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실질적 에이스’ 임찬규가 LG를 8연패 늪에서 구해냈다.
LG는 9일 잠실 롯데전에 앞서 최근 8연패에 빠져 있었다. 투타 엇박자와 불안한 수비로 4월말 8연승 상승세는 이미 없던 일이 됐고, 이제는 1991년 이후 약 27년 만에 창단 최다 연패인 10연패를 걱정해야할 처지였다. 경기에 앞서 만난 류중일 감독도 “안 될 때는 공격, 수비 가리지 않고 모두 답답하다”라고 하소연했다.
팀이 위기에 빠진 상황에선 난세영웅이 필요한 법. 이날 선발투수 임찬규는 경기 전까지 헨리 소사, 차우찬 등 에이스급 투수들을 제치고 팀 내 최다승(4승)을 거두고 있었다. 최근 등판이었던 3일 대전 한화전에서 시즌 최다인 6⅓이닝을 소화, 4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지만 퀄리티스타트 1회에 4승을 챙길 정도로 승운이 있었다. 그리고 임찬규의 승운은 이날 LG를 구했다.
1회 위기 탈출이 결정적이었다. 선두타자 전준우, 손아섭의 안타로 몰린 1사 1, 3루서 이대호-민병헌을 범타로 돌려세웠고, 2회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이후 3회 1사 2루서 손아섭에게 적시타를 맞았으나 실점은 여기까지였다. 3회 무사 1루를 세 타자 연속 범타로 극복했으며, 5회에는 첫 두 타자를 삼진으로 잡은 뒤 김문호가 장타를 날린 뒤 3루에서 아웃되는 행운이 따랐다.
6회 1사 후 이대호에게 빗맞은 2루타를 맞고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정훈을 삼진 처리, 한숨을 돌렸지만 문규현의 안타로 2사 1, 3루가 됐다. 그러나 임찬규는 굳건했다. 번즈를 침착하게 투수 앞 땅볼로 잡고 이날의 임무를 다했다.
임찬규는 이날 6회까지 94개를 던지는 효율투를 펼쳤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2km에 그쳤지만 커브와 체인지업을 곁들인 마법을 부리며 롯데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이날 변화구는 카운트를 잡을 때든 타자를 유인할 때든 모두 위력을 발휘했다. LG는 임찬규가 부린 변화구 마법에 힘입어 롯데를 3-2로 꺾고 마침내 8연패에서 벗어났다.
[임찬규.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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