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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대세'라는 말이 적응 안 되는 건 지금도 똑같아요. 여전히 도망치고 싶을 만큼 부담스럽고요.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고개가 더 숙여지고, 어깨에 무언가가 올라간 듯한 기분이 드네요."
칭찬에 손사래를 치는 배우의 반응과 별개로, 2018년 현재 배우 정해인은 의심의 여지없이 '대세' 배우다.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워너비 남친' 서준희를 연기하며 여심을 사로잡은 정해인. 정해인은 큰 사랑의 이유로 자신보다 캐릭터 '서준희'의 매력을 꼽았다.
"서준희는 제가 생각해도 정말 멋있는 남자에요. 이 친구는 정말 사랑밖에 모르는 남자거든요. 너무나 판타지적인 인물이기도 하죠. 서른 한 살의 남자가 그 어떤 실리도 따지지 않고, 사랑만 생각 한다는 것이 대단한 일이잖아요. 그리고 실제 저도 그렇고, 서준희도 진지하고 재미가 없는 편이에요. 그런데 서준희는 저보다는 조금 더 재밌고 위트가 있는 편 같아요. 미국에 살다와서 그런지 감정표현도 더 거침없었고요."
서준희라는 캐릭터는 정해인의 많은 것을 바꿔놨다. '사랑'과 '연애'에 대한 생각도 그랬다.
"저도 사랑을 할 때 올인을 하는 타입이긴 한데…. ‘서준희처럼 모든 부분에서 자신보다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는 사랑을 나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작품을 하며 많이 했어요. 전 아직 그런 사랑은 못해본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사랑에 대한 정의가 많이 바뀌었거든요. 여자와 남자는 대화를 많이 해야 하고,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니 많이 소통을 해야 하고, 더 솔직해야 하고…. '진짜 연애는 무엇인가'에 대해 스스로 고찰하는 시간이었어요. 물론 이전 사랑도 그 시기에 제가 가진 생각으로는 진짜 연애였을 거예요. 하지만 인간은 늘 발전하고 성장하는 것이니까요."
지난 몇 개월간의 '정해인 신드롬'은 그에게 '큰 사랑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교훈도 남겨준 시간이었다. 백상예술대상 이후 벌어진 해프닝, 팬과 함께 늘어난 악플 등에 대해서도 정해인은 자신의 생각을 진지하게 털어놨다.
"배우가 해결해 나가야할 숙제라고 생각해요. 인간이니까 무섭고 공포스러운 것은 언제나 있어요. 그럴수록 제 스스로를 돌아보고, 살피고, 귀 기울이고, 더 조심하고, 겸손해야하는 것 같아요. 그게 맞는 것 같아요."
'예쁜 누나'를 향한 뜨거운 반응 속에 정해인은 충무로와 방송가로부터 수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그는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생각도 말했다. 오랜 꿈인 '교복 연기'에 대한 희망을 접었다는 웃픈 고백과 함께.
"영화나 드라마 한 쪽만 생각하진 않으려고 해요. 최대한 많은 대본을 읽어보려고 하고 있어요. 지금 시기에 더 많은 작품을 보고, 시나리오 보는 눈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빨리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은 생각이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차기작을 정하고 싶고 전 그렇게 할 거에요. 좋은 작품에서 제 연기를 보일 수 있다면 어떤 작품이건 좋아요. 그런데 교복을 입고 싶은 바람은 이제 끝난 것 같네요. 서른한 살 서준희를 연기했으니까요.(웃음)"
[사진 = FNC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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