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콜롬비아를 꺾으며 이변을 연출한 일본이 ‘아프리카 복병’ 세네갈과 접전 끝에 비기며 16강 진출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콜롬비아전을 이기고도 상대 퇴장으로 인한 수적 우위에 의한 ‘행운 승’이란 평가를 받았던 일본은 세네갈과 정면 승부를 펼쳐 자신들의 실력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증명했다.
그들은 선제골을 내주고도 따라잡은 힘을 보여줬다. 실점 후 팀 전체가 흔들렸던 한국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무엇보다 경기 막판까지 지치지 않은 체력은 일본이 끝까지 세네갈과 대등한 승부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일본은 ‘105km’를 뛰었는데, 세네갈(102km)보다 ‘3km’를 더 뛰었고 멕시코에 패한 한국(99km)보다는 ‘6km’를 더 뛰었다.
축구는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기술을 펼칠 수 없다. 아무리 기술 좋은 선수가 다수 포진해도 상대보다 덜 뛴다면 이기기 힘든 게 축구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있는 아르헨티나가 아이슬란드와 비길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일본 4-2-3-1 포메이션 : 1가와시마 – 19사카이, 22요시다, 3쇼지, 5나가토모 – 17하세베, 7시바사키 – 8하라구치(75”오카자키), 14이누이, 10카가와(72”혼다) – 15오사코 / 감독 니시노 아키라)
(세네갈 4-3-3 포메이션 : 16은디아예 – 22와귀에, 3쿨리발리, 6사네, 12사발리 – 5게예, 13B.은디아예(65”쿠야테), 17A.은디아예 – 18사르, 10마네, 19니앙 / 감독 알리우 시세)
일본은 어떻게 세네갈을 계속해서 따라 잡을 수 있었던 것일까. 전술적인 해석은 크게 두 가지로 가능하다.
첫째는, 측면에 아주 많은 공간이 열려 있었다. 세네갈은 좌우 사이드에 매우 공격적인 풀백을 기용했다. 22번 와귀에와 12번 사발리는 사실상 두 번째 윙어처럼 전진했다. 실제로 세네갈의 두 골 모두 풀백의 크로스에 의한 득점이었다. 전반 11분에는 와귀에의 크로스가 반대편으로 흘러 마네의 득점까지 연결됐고, 후반 26분에는 ‘왼쪽 풀백’ 사발리의 크로스를 ‘오른쪽 풀백’ 와귀에가 차 넣었다. 풀백의 크로스를 풀백이 마무리하는 장면은 세네갈이 얼마나 공격적인 풀백을 기용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두 선수 모두 수비적으로는 타이트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공격을 잘하는 풀백은 수비에 약점이 있다. 세네갈처럼 어린 선수들이 많은 팀은 더 그렇다. 또한 이 둘이 지나치게 높이 전진하면서 뒤에 많은 공간이 발생했다. 세네갈은 수비형 미드필더인 알프레드 은디아예가 커버를 하려고 노력했지만, 양쪽을 모두 커버할 순 없었다.
일본은 바로 이 공간을 아주 잘 파고 들었다. 특히 일본의 왼쪽 미드필더 이누이가 영리한 움직임으로 와귀에가 남기고 떠난 공간을 침투했다. 두 개의 어시스트와 한 번의 크로스바 강타가 이를 말해준다. 일본의 첫 번째 동점골 과정에선 나가토모가 공격에 가담하면서 이누이에게 슈팅 할 공간적이 여유까지 생겼다. 물론 이누이의 감각적인 슈팅도 인상적이었다.
둘째는, 일본의 전술 변화다. 니시노 감독은 추가 실점 후 곧바로 카가와, 하라구치를 빼고 혼다와 오카자키를 투입했다. 오카자키가 공격형 미드필더로도 뛸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투톱에 가까운 변화였다. 이는 공격 상황에서 일본에 수적 우위를 제공했다. 오사코 혼자 있던 전방에 오카자키가 전진하면서 세컨볼 찬스에서 공을 따낼 확률이 높아졌다.
일본의 두 번째 동점골 장면에서 오사코가 사이드로 빠지며 크로스를 올렸고 오카자키가 헤딩 경합을 펼쳤다. 이때 흐른 공을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이누이가 재차 크로스했고 오사코 대신 전방으로 올라간 혼다가 왼발로 마무리했다. 미드필더에 가까운 역할을 했던 카가와 대신 앞으로 돌진하는 두 명(혼다, 오카자키)을 투입한 니시노 감독의 용병술이 적중한 셈이다.
[사진, 그래픽 = AFPBBNEWS, TacticalPAD]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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