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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꽃보다 할배'는 계산적인 판단에서 벗어난 뜻 깊은 프로그램입니다."
27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창전동의 한 카페에서 케이블채널 tvN '꽃보다 할배 리턴즈'(이하 '꽃할배') 기자간담회가 열려 나영석PD, 김대주 작가가 참석했다.
'꽃할배' 리턴즈는 나영석 PD의 '꽃할배' 다섯 번째 시리즈로, 지난 2013년 유럽, 대만 편을 시작으로 스페인, 그리스 등 자유 여행을 떠났던 나영석 사단의 대표 힐링 프로그램이다.
이번 동유럽 편은 기존 멤버였던 배우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에 이어 '막내' 김용건까지 합류해 의외의 생기발랄함을 더할 예정이다. 백일섭 덕에 조금이나마 짐을 내려놓은 이서진은 이번에도 역시 '할배 지킴이' 짐꾼으로 맹활약한다.
시즌의 시작을 알린 2013년 당시 출연진의 평균 나이는 76세였다. 5년이 지난 지금, 78.8세로 훌쩍 평균값이 뛰었다. "선생님들이 아직 건강하셔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뗀 나PD의 마음이 이해가 가는 대목. 하지만 출연진을 비롯한 나PD의 관록은 더욱 진해졌고 패기와 열정은 배가 됐다. 더 나아가 초심으로 돌아간 듯 했다.
'윤식당', '알쓸신잡' 등 연속적으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론칭하면서 '꽃할배'에 집중할 시간이 없었다는 나PD는 "3년 만에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게 처음엔 쉽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선생님들의 연세, 건강 걱정 등이 가장 컸다. 이제 여든이 넘으셨고 저희 시작할 때와 다른 시기다. 젊은 친구들에게는 5~6년이 금방이지만 선생님들의 시간은 6년이 다르다. 그 부분이 가장 고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가장 연장자이신 이순재 선생님이 의욕을 보이셨고 그게 저희 제작진에게 가장 큰 도화선이 됐다. 우리도 힘을 내서 해보자, 그런 것들이 시청자 분들에게 좋게 다가가지 않을까 싶었다. 잊히면 어떨까 하는 걱정보다는 건강, 환경에 대한 부분이었는데 확신이 들었다"고 3년 만에 돌아온 결정적 계기를 전했다.
사실 '꽃할배'가 3년 간 자리를 비운 사이 수많은 여행 프로그램이 쏟아졌다. 그 탓에 나PD의 여행 예능도 이제는 여행 예능의 '일부'가 됐다. 나PD 또한 이를 인식하고 있었다. 그는 "어쩌면 여행프로그램으로서 '꽃할배'는 예전보다 가치가 떨어진 게 사실일 수도 있다. 다만 이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는 차별점은 제작진이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선생님들이 만들어내는 거라고 생각한다. 평균 나이가 여든이 되신 분들이 여행하는 프로는 아직 없기 때문에 여전히 사람들에게는 다르지 않을가 싶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또한 "'꽃할배'는 스테디셀러이지만 베스트셀러는 아니다. 시청률은 '꽃보다 누나'가 더 높았고 화제성은 '꽃보다 청춘'이었다. 가끔 그런 의견들도 있다. 할아버지들을 바꿔서 가자는 변화의 의견이 있지만 기존 멤버들을 고수하는 이유는, 그 분들의 여행하는 모습을 통해서 시청자 분들이 감동을 받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순재 선생님의 한 마디에 자극을 받았던 것처럼 시청자 분들도 느끼는 감정이 같았을 것이다. 시청률의 계산보다는 순수한 의도로 시작했다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진심을 전했다.
하지만 화제성을 입증하는 수치인 시청률을 완전히 외면하기 어려운 가운데, tvN에서도 기대가 크다. 첫 시즌 유럽&대만 편은 최고 시청률 6.832%를 기록하며 시리즈 흥행 청신호를 켰고 가장 최근 방영했던 2015년 그리스 편은 첫 방송부터 10%라는 압도적인 시청률을 나타냈던 바. 나PD는 "7%~8%를 기대한다. 그것보다 많이 나오면 기쁘고 떨어져도 5% 아래로 내려가지는 않길 바란다"고 소박한(?) 목표를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무책임한 말처럼 느낄 수도 있겠지만, 특별한 장치나 사람을 넣는 건 선생님들이나 시청자 분들이 원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시청률이 떨어질 수도, 올라갈 수도 있다"며 "이 프로젝트는 여러 계산에서 한 발짝 물러난 프로그램이다. 계산을 했다면 여러 사건들을 부여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꾹 참았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다. 어쩌면 밋밋하겠지만 어르신들을 방해하지 않고 담백하게 찍어내는 게 의무라고 생각했다"고 말하며 진정성을 강조했다.
말미에 '꽃할배'로부터 느끼는 개인적인 의의도 털어놨다. 나PD를 본격적으로 트렌드 리더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이기도 한, '꽃할배'다.
"어느새 6년째 하게 됐다. '1박 2일'보다 길다. 개인적으로는 뜻이 깊다"던 나PD는 "CJ E&M으로 이직한 뒤 처음 선보인 프로그램이 '꽃할배'였다. 수많은 프로그램을 했지만 여전히 기억에 가장 남아 있는 프로젝트다. 다른 프로그램과 다르게 생각되는 게 많다. 타 프로그램들은 시청률, 화제성, 협찬 등의 여러 계산적인 부분을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꽃할배'는 이런 가치판단에서 벗어난 프로젝트다. '할 수 있으면 해야지'라고 생각하게 만든다"며 진한 애정을 표현했다.
29일 밤 9시 50분 방송.
[사진 = tvN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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