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시리즈 성동일, 그리운 '개딸들'의 아버지 [MD단톡③]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케이블채널 tvN의 여러 시즌제 드라마들이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시즌제 드라마에서 꾸준히 출연하며 터줏대감으로 활약하는 배우들이 있습니다.

마이데일리 신소원·명희숙·이예은 기자는 '식샤를 합시다3: 비긴즈' 윤두준, '응답하라' 시리즈 성동일, '막돼먹은 영애씨' 김현숙을 조명했습니다.

"딸아, 딸아, 개딸아!" 얼굴을 잔뜩 구긴 채 밥풀이 튀어나올 정도로 소리치는 성동일의 모습에 파안대소를 피할 길이 없었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중심, 성동일은 극중 성동일을 연기하며 '국민 아버지'가 됐다.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성동일을 빼놓고 논할 수는 없을 정도. 주말극도 아닌 케이블 드라마에서 해당 수식어를 거머쥘 수 있었던 건 성동일의 양면적인 얼굴의 힘이 컸다.

성동일은 '응답하라 1997'의 정은지(성시원 역), '응답하라 1994' 속 고아라(성나정 역), '응답하라 1988'의 혜리(성덕선 역), 류혜영(성보라 역) 의 각각의 아버지였다. '응답하라' 시리즈는 성동일, 이일화 부부를 제외하고는 모든 출연진이 바뀌고, 주제가 달라지는 독립적인 세계관을 가졌지만 이 부부 덕분에 세계관의 묘한 교차점을 만들어내는 재미도 선사했다.

그 안에서 성동일은 자신이 지닌 페이소스를 영리하게 활용했다. 극중 성동일이 연기한 가장은 익숙함과 판타지가 결합되어 있는데, 가정을 책임져야 한다는 책임감 아래 고군분투하는 그의 속내는 아팠다. 각 극중 위암 선고롤 받고, 재계약에 실패하고, 명예퇴직을 당하는 등 가장이라면 겪어볼 법한 과정을 밟으며 안방극장을 진하게 울렸다. 아버지였기 때문에, '개딸'들 앞에서는 애써 태연한 척 하고 홀로 눈물을 삼켰던 성동일이다.

마냥 '짠내'나는 아버지로 연민만을 자아낸 건 아니다. '개딸'의 그 아버지다. 대표적으로, 성동일과 정은지가 주고받았던 '티키타카'식의 싸움은 전 시청자들의 깊은 폭소와 박수를 이끌어냈다. 마음에 안 드는 상황이 벌어지면 돌연 소리를 빽 지르다가 무슨 일 있었냐는 듯, 어깨를 숙여 밥풀을 주워 먹는 천연덕스러운 연기 또한 독보적인 웃음 코드로 자리매김했다.

물론 그 시절 만연했던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면모도 종종 튀어나오곤 했으나 결과적으론, 딸들과의 소통을 중요시하며 언제나 훈훈한 결말로 끝을 맺었다. 주변에서 살필 수 있는 우리네 아버지로 공감을 더함과 동시에 대리만족하게 하는 판타지의 조화가 돋보였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두드린 성동일의 활약은 허투루 나오지 않았다. '1988'에서 아들 성노을로 나온 최성원은 과거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그의 노력을 생생히 전한 바 있다. "성동일·이일화 선배님은 정말 대단하다"던 그는 "곁에서 두 분의 연기 호흡을 지켜보고 있으면, 다른 배우들이 1시간 걸릴 분량을 20분 만에 끝낸다. 촬영 전에 두 분이 '여기서는 이렇게 하고, 그런 건 하지 말고 딱 여기까지'라면서 합을 짜고 NG없이 완벽히 끝낸다"라고 비화를 밝혔다.

더 나아가 성동일은 작품 밖을 벗어나 여러 차례 자신의 가정사를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하고, 자녀들을 향한 남다른 사랑을 몸소 증명해왔다. '응답' 속 가장 성동일을, 일상 속 가장 성동일로부터 공통점을 찾은 대중은 더욱 푸근함을 느낀다. 그리고 여전히 모두가 "개딸아!"하고 외치는 아버지 성동일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tvN 방송화면]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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