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재능 있네” KT 김진욱 감독이 본 ‘투수 강백호’

[마이데일리 = 수원 최창환 기자] ‘투수 강백호’는 올스타전의 백미였다. 김진욱 KT 위즈 감독 역시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다만, 정규경기서 전술적인 이유로 투수 강백호를 투입하진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김진욱 감독은 1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의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홈경기에 앞서 올스타전에 투수로 나섰던 강백호를 돌아봤다.

지난 14일 열린 올스타전에서 MVP(김하성)만큼이나 시선을 사로잡은 선수는 강백호였다. 드림올스타에 선발된 강백호는 6회초 구원투수로 등판, 오지환-이용규를 연달아 변화구로 삼진 처리하며 화제를 모았다. 직구 최고구속은 150km에 달했다. 이벤트 성향의 경기이긴 했지만, ‘투타 모두 능한 선수’라는 고교시절의 평가에 걸맞은 실력을 스스로 보여준 것.

강백호의 깜짝 등판은 올스타전이 시작되기 직전 결정됐다. “나성범(NC)이 던질 수도 있다는 얘기가 있어서 본인에게 의사를 물어봤다. ‘가능하다’라고 해서 등판하게 됐다”라는 게 김진욱 감독의 설명이었다.

강백호는 고교시절 투타를 겸비했지만, 프로 데뷔 후에는 줄곧 야수로 뛰어왔다. 많은 투구수를 소화한 것은 아니지만 자칫 몸에 무리가 따르는 것에 대한 우려는 없었을까.

김진욱 감독은 “걱정하면서 봤지만, 밸런스가 워낙 좋았다. 역시 둘(투타) 다 재능 있는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공을 계획보다 많이 던지긴 했다. 한 타자만 10개 미만으로 던지게 하려고 했는데 두 타자를 상대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올스타전에서 투수로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들었지만, 강백호가 정규경기서 전술적인 이유로 등판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투타를 모두 하다가 부상을 입거나 기능이 떨어지면 선수 입장에서 안타까운 일 아닌가.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일본에서 부상을 입은 이유도 그것 때문이라고 들었다. (강)백호를 투수로 활용하진 않을 것”이라는 게 김진욱 감독의 말이다.

다만, 김진욱 감독은 “연장전까지 가서 투수를 다 소진했거나 팬서비스 차원 정도면 모를까…”라며 여지를 남겼다. 실제 나성범도 2015년 플레이오프서 투수로 등판, 두 타자를 상대한 바 있다. 김진욱 감독이 예외로 언급한 상황 가운데 후자에 해당하는 등판이었다.

강백호는 전반기에 ‘슈퍼루키’다운 활약을 펼쳤다. 83경기서 타율 .296(301타수 89안타) 16홈런 49타점을 기록했다. 김재현(당시 LG)이 보유한 고졸 신인 최다홈런(21개) 경신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김진욱 감독은 “실제로 겪어보니 내가 보고 들었던 것보다 훨씬 매력적인 선수다. 발전 가능성이 높다. 기술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인성도 갖췄다. 자만하지 않고, 모난 부분도 없다”라며 강백호를 칭찬했다.

김진욱 감독은 이어 “부산으로 원정(7월 6일)을 떠났을 때 요새 잠은 잘 자냐고 물었다. 전날(삼성전) 6타수 무안타에 그쳐 못 잤다고 하더라. 못한 부분을 억울하게 여기는 승부욕을 지닌 것 같아 뿌듯했다”라고 덧붙였다.

[강백호. 사진 = 수원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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