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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미스터 션샤인'(극본 김은숙 연출 이응복)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강력한 조치를 요구하는 국민 청원까지 등장했다.
16일 오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드라마 <미스터션샤인>과 같은 역사왜곡 드라마/영화에 대해 강력히 조치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17일 오후 3시 기준 8000명을 돌파한 상황.
청원 작성자는 "영화와 드라마는 그 나라의 정서와 문화가 녹아들어가 있는 아주 중요한 매체 중 하나다"고 전하며 '미스터 션샤인'의 파급력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그는 "지금까지 일제강점기를 소재로, 배경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는 많았다. '경성 스캔들'은 분명 일제강점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나 등장인물은 철저한 허구임이 분명히 나타난다"며 "허구임에도 불구하고, 조선 사람들의 정서를 왜곡하지 않고 알맞게 대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미스터 션샤인'에 대해서는 "친일과 일제강점기 전쟁 가해국 일본. 명확한 피해자가 존재하는 역사적 사실에서 가해 입장에 있는 캐릭터에게 '그럴 수밖에 없었다'식의 배경/사연이 삽입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위다"며 "그것이 결국에는 문제의식을 서서히 흐리고 종국에는 그 역사 자체의 무게를 가벼이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식민사관이고 문화 통치다"고 강조했다.
또한 작성자는 "'미스터 션샤인'에서는 피해국과 가해국 입장이 묘하게 전복되어 있다. 극에서 연출된 악역들의 대부분이 조선인이며 자기 장인의 제자가 한국인이 아닌 일본인으로 등장하고, 조선의 문화가 '미개'하다는 연출이 계속해서 보인다. 극을 끌고 나가는 주축, 주조연들이 여주인공 고애신을 제외하면 일본인들이며 그들 개개인에게 부여된 서사 역시 '조선'이라는 나라를 피해국이 아닌 그것을 '자초한 쪽'으로 묘사하고 있다"며 강력한 규제를 취할 것을 청원했다.
구한말을 배경으로 삼은 '미스터 션샤인'은 실제 당시 우리나라가 거쳐 왔던 여러 사건을 주축으로 삼아 이야기를 전개해오고 있다. 현재까지 방영된 것에 따르면 신미양요, 운요호 사건 등이 대표적이며 일제강점기에 활약했던 이름 모를 의병들의 활약을 예고한 상황이다.
그러나 캐릭터 설정 및 전개 방식과 관련해 식민사관적인 시각이 돋보인다는 비판이 일면서 역사 왜곡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유연석이 연기하는 구동매 캐릭터가 먼저 문제를 촉발시켰다. 구동매는 조선인들에 의해, 마음의 상처를 끌어 안은 백정 출신의 인물. 일본으로 넘어가 그들에게 인정받은 구동매는 겐요샤(흑룡회)소속의 한성지부장이 됐다는 게 방송 초반의 설정이었다.
겐요샤는 실제 존재했던 일본의 극우단체다. 명성황후를 시해했던(을미사변) 주범 단체이기도 하다. 해당 사실이 일파만파 퍼지자 제작진은 '겐요샤'가 아닌 '무신회'라는 허구의 단체 소속으로 수정, 사과하며 각별한 주의를 약속했다. 그럼에도 친일파 인물이 매력적인 서브 남주로 그려져 친일 행적이 합리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극이 전개될수록 드러나는 조선인들의 묘사 또한 문제가 됐다. 친일의 대표주자 이완용을 모티브로 삼은 듯한 이완익(김의성)이 이토 히로부미(김인우)에게 "조선을 드리겠다"고 말한 극중 시점은 실제 강제 침탈 시기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선의 미개함'과 무능력함, 폭력성을 강조하는 듯한 곳곳의 대사와 상황 설정 역시 식민 사관 주장에 더욱 힘을 실을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총기 종류 고증 실패, 식민지 근대화론 등 연일 논란의 요소가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제작진이 어떠한 변화와 입장을 내비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 tvN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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