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2연속 정상' 태권도 이다빈 "국민들이 재미있었다면 그걸로 만족"

[마이데일리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이후광 기자] 이다빈(22, 한국체대)이 아시안게임 태권도 겨루기에서 2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이다빈은 21일(이하 한국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태권도 겨루기 여자 67kg 초과급 결승에서 카자흐스탄의 칸셀 데니스를 27-21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다빈은 효경고 시절이었던 4년 전 인천아시안게임 62kg급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이번에는 체급을 올려 출전해 또다시 아시아 챔피언이 되는 영예를 안았다.

이다빈은 경기 후 “준비하는 동안 너무 힘들었다. 부상이 있어 견디기 힘들었는데 코치님, 부모님, 학교 총장님, 교수님, 조교 선생님들 덕분에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어 “내가 힘들어할 때마다 도와주셨던 코치선생님과 부모님이 가장 큰 힘이 됐다. 이번에는 대회 전에 부모님이 많이 보고 싶어서 집을 자주 다녀왔다”라고 덧붙였다.

두 대회 연속 정상에 대한 의미도 남달랐다. 이다빈은 “솔직히 못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하게 됐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주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다빈은 이번 아시안게임에 하마터면 못 나올 뻔 했다. 훈련 도중 햄스트링과 엉덩이 근육 손상이 생기며 약 한 달 정도 훈련을 못했다. 운동을 제대로 시작한 건 대회 시작을 2주 앞두고였다.

이다빈은 “부상 때문에 훈련에 참여하지 못한 게 가장 힘들었다. 이번 금메달은 쉽지만은 않을 것 같았다. 많이 속상했다”라고 지난 시간을 되돌아봤다.

결승전 역시 쉽지만은 않았다. 아시안게임에 앞서 3차례 만나 3차례 모두 승리를 거둔 데니스였지만 2라운드서 난타전 끝에 동점을 허용하기도 했다. 3라운드에서도 데니스의 끈질긴 추격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다빈은 리드를 지키고 정상에 올랐다.

이에 대해 그는 “데니스 선수와는 겨룰 때마다 쉽게 이겼었다. 결승전에 나한테 스스로 조금 방심을 했다. 상대는 분석과 보강을 많이 하고 나왔는데 거기서 방심한 것에 오히려 역습을 당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보시는 분들이 재미있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태권도가 재미없다는 말이 많아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내 경기로 국민들이 재미있었다면 그게 금메달보다 값지다”라고 미소 지었다.

이다빈은 체급을 올려 출전한 이유도 밝혔다. “평상시에는 73kg를 뛰는데 내 올림픽 랭킹이 67kg 초과급이라 올림픽을 가기 위해선 한 체급으로 포인트를 쌓아야 한다. 지금 체급에서 살아남을까 의문이 들었지만 해보니까 괜찮은 것 같다”라는 게 이다빈의 설명.

이다빈은 끝으로 “내년에 있을 세계대회 선발돼 나가서 금메달 따고 싶다. 그 다음은 도쿄올림픽이다. 자동출전권을 따서 안전하게 가고 싶다”라는 향후 목표를 전했다.

[이다빈. 사진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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