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최무성, 김여진, 성유빈이 밀도 깊은 감정선으로 웰메이드 가족 드라마 '살아남은 아이'를 탄생시켰다.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 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살아남은 아이'의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신동석 감독과 출연 배우 최무성, 김여진, 성유빈 등이 참석했다.
'살아남은 아이'는 아들이 죽고 대신 살아남은 아이 기현(성유빈)과 만나 점점 가까워지며 상실감을 견디던 부부 성철(최무성), 미숙(김여진)이 어느 날 아들의 죽음에 관한 비밀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제68회 베를린영화제 포럼 공식 포럼을 비롯해 제20회 우디네극동여화제 화이트 멀베리상 수상,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 수상, 제43회 서울독립영화제 최우수장편상 수상 등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트로피를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신동석 감독은 "죽음이 생각보다 일상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주변분들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감정의 기복을 겪고 받은 영향을 녹여냈다"라며 "전에는 몰랐는데 나의 상투적인 말 한마디로 인해 상처를 덧나게 했을 수도 있었겠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언젠가는 죽음을 주제로 한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세월호 사건을 간접적으로 떠올리게 한다는 물음에 대해 "시나리오를 쓸 때 어떤 특정 사건을 염두에 두고 쓰진 않았다. 세월호 참사 말고도 자식을 잃은 부모들의 억울한 사건이 워낙 많았다. 그런 일들을 볼 때마다 나 역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분개했다. 사회적 책임, 국가적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 모습을 많이 봐와서 그런지 분명 밑바탕이 되긴 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신동석 감독은 "우리 영화가 작은 위로가 되어주기 위해선 더욱 조심하면서 찍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여진 배우가 처음 미팅했을 때 '이 부부가 유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대상화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나도 동의하고, 더 생각을 많이 하면서 찍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자식을 먼저 잃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을 절절하게 표현해낸 최무성과 김여진. 이에 대해 최무성은 "성철과 미숙 부부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고통 중 가장 큰 고통을 품고 있다. 나도 아이가 있는 아빠이다 보니까 더 크게 와닿았다"라며 "연기 또한 기술이지만 기술적으로, 연기력으로 접근하는 캐릭터는 아니라고 봤다. 슬픔을 온전히 표현하지는 못하더라도 최대한 관객들이 상상할 수 있게끔 힘을 빼고 연기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무성은 "'살아남은 아이'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자기 목소리를 잃지 않으면서 쉽게 한다. 그러면서도 울림이 있다. 밸런스가 잘 잡힌 영화"라고 자부했다.
김여진은 "사실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땐 제목만 보고 안 하고 싶었다. '살아남은 아이'이기에, 못 살아남은 아이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말이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읽고 욕심이 생겼다. 우리 영화가 정말 슬픈 작품이고 무거운 영화이지만 감정선이 아주 섬세하게 그려져 있어서 마음이 바뀌었다. 꼭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라고 털어놨다.
그는 "정말 각오를 단단히 하고 들어갔다"라며 "눈물이 멈추지 않았던 적은 물론, 있었지만 경력이 쌓이다 보니 현장과 일상을 분리할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다. 힘을 빼고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느낀 감정 그대로 미숙이 나를 관통해가게끔 연기했다"라고 덧붙였다.
김여진은 "내가 처음 이 작품을 꺼렸던 그 마음처럼 관객분들도 '살아남은 아이'가 너무 무겁지는 않을까 하고 염려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대본을 읽고 꼭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던 것처럼 영화를 보고 나면 봐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누군가의 슬픔과 아픔에 공감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될 것이다"라며 "'살아남은 아이'는 큰 도전이었고, 절대 잊지 못할 작품"이라고 전했다.
성유빈은 "기현이 겉으로는 반항기 많은 학생이지만 내면은 순수한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생각보다 속이 깊은 인물로 보이도록 했다"라며 "이 작품을 통해 많은 걸 경험했다. 여운이 많이 남는 작품"이라고 얘기했다.
'살아남은 아이'는 오는 30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