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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야심차게 등장한 SBS 새 수목드라마 '흉부외과'(극본 최수진 최창환 연출 조영광)가 첫 방송부터 극명한 호불호를 불러일으켰다.
27일 밤 연속 방송된 '흉부외과' 1-4회에서는 정의를 추구하는 박태수(고수), 최석한(엄기준)과 이익을 추구하는 의사 윤현일(정보석), 구희동(안내상) 간의 갈등이 그려졌다. 그리고 방송 말미, 극의 키포인트가 될 윤수연(서지혜)가 등장했다.
이날 최석한은 아무도 받아주지 않는 박태수 어머니의 수술을 성공시켰고 이 덕분에 두 사람의 인연은 시작됐다. 이후 중산대학병원에 있던 박태수는 최석한이 있는 태산병원으로 펠로우를 지원했고 최석한은 박태수를 키웠다. 하지만 박태수는 사사건건 구희동과 윤현일의 뜻을 거스르며 정의 '마이웨이'를 추구했고, 향후 심화될 갈등을 예고했다.
'흉부외과'는 '두 개의 목숨 단 하나의 심장', 의사로서의 사명과 개인으로서의 사연이 충돌하는 딜레마 상황에 놓인 절박한 흉부외과 의사들의 이야기다. 앞서 최고 시청률 28.3%를 기록했던 SBS 드라마 '피고인'을 작업한 조영광 PD, 최수진, 최창환 작가가 다시 한번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방영 전부터 드라마 팬들의 관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특히 그들이 써내려간 법정 서사가 생사를 오가는 치열한 전쟁터, 병원 내로 옮겨지자 기대는 더욱 커졌다. 빠른 템포, 피 튀기는 서사, 의사들의 고뇌를 마주할 수 있는 드라마틱한 배경의 총집합이기 때문. 더불어 제작진은 탄탄한 배우 라인업을 단순히 로맨스, 파벌 싸움으로 소모하지 않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오롯이 의사라는 직업 본질에 집중하겠다는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이날 방영된 '흉부외과'는 다소 루즈한 전개와 무리수 가득한 설정으로 시청자들에게 호불호 갈리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1, 2회는 시청자들의 눈길을 고정시켜야 하는 첫 회임에도 불구, '박태수 어머니 수술'이라는 하나의 소재로 60분을 끌어 지루함을 유발했다.
설상가상으로 고수가 분한 박태수 캐릭터 역시 정의롭지만 답답한, 이른바 '고구마' 모습으로 매력을 느끼기엔 역부족이었다. 담당 교수의 실수까지 고발할 정도로 불의를 못 참는 의사이지만 자신의 어머니가 위급 상황에 처하자 모든 절차를 무시하고 위법을 저지르는 캐릭터가 일관성이 없다는 평이다.
융통성 없이 자신의 고집만을 밀고 나가 '민폐 남주' 수식어까지 따라왔다. 문제는, 이 지점이 입체적으로 다가온 게 아니라 설득력 부족에 그쳐 아쉬움을 자아낸다.
연출 면에 있어서도 디테일 지적이 일었다. 극중 고수가 응급 카트를 무단으로 가져가는가 하면, 이식할 심장을 의사가 훔치는 모습, 허술한 수술 묘사, 수술복을 입은 채 외출 등 리얼리티적으로 헐거운 감이 있다는 의견이다. 또한 전문성이 강한 의학 드라마는 통상 자막을 넣기 마련인데, '흉부외과'에서는 구체적인 자막이 충분히 삽입되지 않아 이해가 쉽지 않다는 시청자들도 속출했다.
다만 3, 4회에서는 분위기 반전으로 회복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무겁기만 했던 초반의 톤이 주조연들의 깨알 허당 면모로 어느 정도 활기를 찾았고 엄기준의 독보적인 연기력과 서지혜의 합류가 드라마의 무게를 더했다. 현실감은 떨어지나 독특한 설정과 휘몰아치는 갈등이 몰입도를 향상시켰다는 긍정적인 평들도 있어 앞으로 펼쳐질 세밀한 전개가 드라마의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 SBS 방송화면,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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