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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영화 '암수살인', 이제 온전히 관객들의 선택에 달렸다. 상영금지 가처분 소송을 당하며 흔들린 관객들과의 신뢰를 회복하고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범죄실화극 '암수살인'이 예정대로 10월 3일 개봉하게 됐다. 앞서 피해 유가족 측은 "'암수살인'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원래 사건을 그대로 묘사했음에도 제작진이 단 한 번도 동의를 구하거나 협의한 일이 없다"라고 인격권 침해 등을 이유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다.
"유족의 고통이 잊혀질 권리"를 주장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유가족. 그런 이들이 1일, "9월 20일 제기한 가처분 소송을 취하했다"라고 밝혀 궁금증을 자아냈다.
제작진에게 받은 상처를 결국 작품의 힘으로 덮은 것이다. 유가족 측 법률 대리를 맡은 유앤아이파트너스 법률사무소는 "유가족이 다른 유가족들이 상영을 원하고 있고, 본 영화가 범죄의 경각심을 제고한다는 영화 제작 취지에 공감을 표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앞서 또 다른 유가족 역시 "저는 영화 '암수살인'에서 단초로 삼은 사건의 실제 피해자의 아들입니다. 어머니의 피해 사실에 대해 거론을 한다는 것 자체가 큰 상처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어머님의 죽음으로 인해 느낀 슬픔은 가슴에 묻고, 또 다른 피해자의 이야기가 좀 더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 아직도 연유를 몰라 답답한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이 하나라도 더 풀어졌으면 합니다"라고 응원을 보낸 바 있다.
제작진의 진정성 있는 사과도 유가족들의 마음을 돌리게 했다. 제작사 관계자가 9월 30일 오후 유가족을 직접 찾아가 "제작 과정에서 충분하게 배려하지 못해 죄송하다"라고 잘못을 깊이 반성, 사과했다.
유가족 측은 "제작사가 사과한 것에 대해서는 감사함을 표했다"라며 "다른 범죄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합의금 등 조건 없이 가처분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유가족과 공방이 있었지만 '암수살인'은 시사회로 첫 공개 당시 작품성을 높이 인정받으며 단박에 올가을 최고 기대작으로 떠올랐었다. "'암수살인'의 진짜 주인공은 피해자"라는 형사 김형민 역의 김윤석의 표현대로 현사회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선사하며 큰 울림을 전한다.
'암수살인' 측은 "우리 영화는 공식적 범죄통계에 집계되지 않은 채 잊혀가는 범죄들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진실을 밝히려 노력 하는 형사의 집념과 소명감을 그리고자 하는 취지에서 제작됐다"라고 밝히며 "늦었지만 제작사는 실제 피해자의 유가족 분들과 충분한 소통을 거치겠다. 앞으로 마케팅 및 홍보 과정에서도 유가족들께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이에 따라 우려 섞인 목소리를 보냈던 예비 관객들의 반응 또한 기대감으로 전환, 긍정적인 분위기다. 이처럼 암초를 극복한 '암수살인'의 그 취지가 빛을 발할 수 있을지 뜨거운 관심사다.
[사진 = 쇼박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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