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최창환 기자] KBO리그서 가장 많은 탈삼진을 따냈지만, ‘이닝이터’ 면모는 부족하다. 외국인투수 키버스 샘슨을 향한 한화의 고민이다.
한화 이글스는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원정경기 10-6으로 승리했다. 한화는 김회성이 결승 투런홈런을 때렸고, 최진행과 이성열도 각각 투런홈런을 터뜨리는 등 모처럼 타선이 폭발력을 발휘했다.
한화는 타선의 활약을 앞세워 2연패 사슬을 끊었지만, 선발 등판한 키버스 샘슨은 부진했다. 2이닝 동안 60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3볼넷 1실점(1자책) 후 마운드를 내려간 것. 장기인 탈삼진은 없었고, 2이닝은 개인 최소이닝이었다. 종전 기록은 7월 11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소화한 3⅓이닝이었다.
이날 선발 등판한 샘슨은 올 시즌 194탈삼진을 기록, 2012시즌 류현진(LA 다저스) 이후 6년만의 한화 소속 탈삼진 1위를 노리고 있다. 2위 헨리 소사(LG·181탈삼진)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고 있는 데다 LG 트윈스도 1경기만 남겨둔 점을 감안하면, 샘슨은 탈삼진 1위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
샘슨의 탈삼진 능력은 대단하다. 평균 구속 148km의 직구를 바탕으로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도 구사하며 ‘닥터K’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투구수가 많다는 것은 샘슨이 극복해야 할 요소다. 샘슨은 올 시즌 29경기에 등판, 총 159⅓이닝을 소화했다. 평균 5이닝을 겨우 넘기는 수준이다. 투구수가 많은 탓이다.
탈삼진을 많이 따내는 선수에게 많은 투구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요소지만, 샘슨은 정도가 지나치다. 샘슨은 29경기에서 총 3,010개의 공을 던졌고, 평균 투구수는 103.8개다. 결과적으로 평균 6이닝을 소화하지 못한 가운데 투구수는 100개를 넘기는, 효율이 떨어지는 투구를 반복한 셈이다.
9일 KT전도 마찬가지였다. 1회말부터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샘슨은 1실점한 2회말에도 2사 만루에 몰렸다. 결국 샘슨은 2이닝 만에 60개의 공을 던졌고, 한화는 3회말을 맞아 샘슨에 이어 안영명을 2번째 투수로 투입했다.
한용덕 감독은 샘슨에게 “커브를 비롯한 변화구는 좋은 편이다. 타자들의 스윙을 잘 유도한다. 하지만 탈삼진에 비해 (소화한)이닝은 많지 않다. 타 팀 1~2선발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지는 부분이다. 또한 그에 반해 공은 너무 많이 던지는 게 아쉽다. 힘을 비축하며 길게 던질 수 있어야 한다”라고 조언을 전했다.
한화는 KBO리그에서 가장 탄탄한 불펜 자원을 지녔지만, 샘슨의 투구수가 많다는 것은 포스트시즌에서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 한화는 샘슨, 데이비드 헤일 외에 무게감 있는 선발투수가 없다. 샘슨이 포스트시즌에서도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한다면, 단기전에서 불펜의 체력소모는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샘슨은 2012시즌 류현진(204탈삼진) 이후 6년만의 200탈삼진까지 6탈삼진 남겨두고 있다. 한용덕 감독은 “본인은 최종전까지 순위싸움이 이어진다면 한 번 더 등판할 수 있다고 하더라. 하지만 개인적으론 (등판이)힘들지 않을까 싶다”라며 추가 등판 여지를 남겨둔 터.
하지만 200탈삼진이라는 상징적 기록보다 중요한 부분은 따로 있다. 이닝에 비해 많은 투구수를 기록한 경기가 많았던 샘슨과 함께 ‘가을야구’에 임하는 한화는 불안요소를 메우는 비책을 마련할 수 있을까. 분명 단번에 해결하는 게 쉽지 않은 과제다.
[키버스 샘슨. 사진 = 수원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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