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이후광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2년 연속 후반기 기적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롯데는 지난 9일 사직 KIA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짜릿한 끝내기승리를 챙겼다. 3회 대거 8점을 헌납하며 3-8로 끌려갔지만 포기는 없었다. 기어코 8-8 동점을 만든 다음 8-9로 뒤진 9회말 1점을 얻어 연장 승부에 돌입했고, 9-10으로 뒤진 10회말 다시 균형을 맞춘 뒤 11회말 문규현의 적시타로 경기를 끝냈다. 파죽의 4연승과 함께 5위 KIA와의 승차를 지운 순간이었다.
그야말로 기적의 행보다. 롯데는 지난 9월 18일 잠실 LG전을 기점으로 완전히 다른 팀으로 변모했다. 당시부터 전날까지 17경기 승률은 무려 .824(14승 3패). 8위로 시즌을 마칠 것 같았던 불길한 예감은 지워진지 오래. 무섭게 승수를 쌓으며 5위와 승차 없는 6위까지 도약했다.
상승세의 가장 큰 원동력은 타격이다. 17경기서 롯데의 팀 타율(.337)과 득점권 타율(.376)은 단연 리그 선두다. 민병헌이 리드오프로 이동하며 민병헌-손아섭-전준우-이대호-채태인 순의 상위 타선이 자리를 잡았다. 하위 타선에는 전병우라는 새 얼굴이 등장했다. 전병우의 최근 10경기 타율은 무려 .531. 문규현, 안중열 등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낸다. 여기에 정훈이 대타로 쏠쏠히 한방을 쳐준다.
불펜도 지난해 후반기의 모습을 되찾은 모양새다. 오현택, 구승민, 윤길현, 손승락 등 필승계투진의 구위가 올라오며 17경기서 불펜 평균자책점 1위(3.78)를 마크했다. 이 기간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평균자책점이 3점대다. 특히 FA 듀오 윤길현-손승락의 반등이 눈에 띈다. 손승락은 9월 18일 LG전부터 11경기 연속 무자책점 행진을 달리고 있으며 윤길현의 최근 10경기 평균자책점은 1.74로 상당히 안정적이다.
타격과 구원진이 탄탄해지니 세부적인 지표 또한 인상적이다. 9월 18일 LG전부터 롯데의 7회까지 앞선 경기 승률은 무려 1.000(10승 무패). 17경기 동안 역전승 역시 리그 최상위(7승)에 올라 있으며 5회까지 뒤진 경기 승률도 1위(4승 1패)다. 선발이 조기에 무너지더라도 뒷심을 발휘해 이를 극복했다는 의미다. 전날 KIA전이 최근 롯데 야구의 진가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한판이었다.
롯데는 시즌 종료까지 리그서 가장 많은 6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이날 KT와 더블헤더를 치른 뒤 광주 KIA 3연전과 우천으로 취소된 사직 두산전을 소화하면 시즌이 끝난다. 물론 장애물도 있다. 전날 송승준의 조기 강판으로 불펜을 소모, 이날 더블헤더 마운드 운용이 걱정되며 선발진이 아직 완전히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17경기 14승의 반전을 만들어낸 롯데다. 롯데 기적의 행보가 가을야구 진출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롯데 더그아웃(첫 번째), 손승락(두 번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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