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치열했던 ‘정세옥’의 순간…시청자 품으로 돌려드립니다"
"설경구 선배, 가장 많이 대화한 배우…전 '물음표 살인마' 였죠"
"공백기 없는 30년, 나도 역할과 함께 성장"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디즈니+ 첫 오리지널 메디컬 스릴러 '하이퍼나이프' 여정을 마무리한 배우 박은빈을 만났다. 지난날 아역으로 데뷔해 어느덧 30년을 달려온 박은빈. "역할과 함께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고백한 점이 인상적이다.
박은빈은 15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늘 여정의 마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세옥으로 살아오는 동안, 치열한 순간이 많았다. 그런 치열한 순간들을 오늘로 시청자의 품으로 완전히 넘겨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후련한 마음이 크다"며 말문을 열었다.
'하이퍼나이프'에서 박은빈은 스승 최덕희(설경구)에게 배신당해 나락으로 떨어진 천재 의사 ‘정세옥’ 역을 맡았다. 설경구와는 흔치 않은 사제 관계를 그리는 설정이었는데, 이에 대해 "본 적 없는 사제 관계라는 것이 우리 작품의 핵심이었던 것 같다. 실제로도 설경구 선배가 너무 궁금해서, 촬영장에서 대기 시간마다 끊임없이 안부를 묻고 인간적인 궁금증들을 가져봤다. 감정의 방향성을 공유해야 했던 작품이라 대화가 굉장히 중요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드라마 속에서 스승과 제자이자 적과 아군을 오가는 묘한 관계를 형성한 설경구와의 호흡. 박은빈은 "작년에 촬영을 하면서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눈 사람이 설경구 선배님"이라며 "리허설보다 실전에서 에너지를 터뜨리는 연기 스타일이 비슷해서 호흡이 참 잘 맞았다. 작품 속 감정이 복잡하게 꼬여 있어서, 한쪽만 달려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더욱 대화가 필수적이었다"고 회고했다.
그 과정에서 박은빈은 스스로를 '물음표 살인마'라 칭할 정도로 질문을 쏟아냈다고. "'제가 원래 이런 사람은 아니지만 궁금해서요. 귀찮으시면 말해달라'고 하기도 했다. (웃음) 앞으로 가장 친한 배우가 설경구 선배님이라고 이야기해도 된다고 허락까지 받았다"고 웃어 보였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이어 또 한 번 천재 캐릭터를 연기한 점도 언급됐다. 박은빈은 "나는 천재가 아니다. 평범한 사람"일 뿐이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배우 생활 30년이라는 수식어에 대해서도 특별한 감회를 전했다. "내가 스스로 자부할 수 있는 것은 공백기가 거의 없었다는 거다. 열심히 살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작품을 통해 역할과 함께 성장해왔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주인공으로서 해야 할 의무가 커지는 걸 느낀다. 부담감이라기보다는 책임감이고, 근시안보다는 원시안을 가지고 더 멀리까지 바라보려고 노력한다. 조금 더 멀리 바라보며 청사진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나에게 관심이 있으시다면 지금처럼 앞으로도 나를 지켜봐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사실 저는 같은 것을 반복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어느 캐릭터든 최선을 다해서 표현한 뒤, 다음엔 반대되는 캐릭터를 택하는 경향이 있다. 앞으로도 과연 어떤 캐릭터, 어떤 친구를 사귀게 될지, 시청자 분들이 그 소개를 또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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