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기록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홈런왕 경쟁이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다. 홈런 부문 1위가 잠잠해진 사이 경쟁자들이 위력을 발휘, 막판 뒤집기도 가능한 형국이 됐다.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에서는 총 5명이 40홈런 이상을 만들어냈다. KBO리그가 출범한 후 나온 최초의 기록이다. ‘타고투저’라고 표현할 수 있는 현상이지만, 한편으로는 KBO리그의 투수 경쟁력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의미일 터. 다만, 홈런왕 경쟁만큼은 흥미를 더하고 있어 최종전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0홈런 이상을 기록 중인 타자들 가운데 타이틀에 근접한 이는 3명으로 압축된다. 이들 가운데 표면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타자는 김재환(두산)이다. 개인 통산 첫 홈런왕을 노리는 김재환은 44홈런으로 1위에 올라있으며, 5위 이내 선수들 가운데 유일하게 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경기력은 썩 좋지 않다. 김재환은 9월에 11홈런을 몰아친 덕분에 홈런 1위로 뛰어올랐지만, 지난달 26일 넥센 히어로즈전 이후 홈런은커녕 장타도 없다. 9월 29일 LG 트윈스전부터는 6경기에서 19타수 무안타 3볼넷 1득점에 그쳤다. 지난 12일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 결장하기도 했다.
김태형 감독은 김재환의 컨디션이 저하된 것에 대해 “밸런스가 안 좋지만,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 하나 치면서 감을 잡는 경우도 있다”라고 견해를 전했다. 한국시리즈에서 정규시즌 막바지 부진을 만회할 기회는 있지만, 일단 홈런 1위를 지키는 것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1998시즌 타이론 우즈(당시 OB, 42홈런) 이후 20년만의 ‘잠실 홈런왕’을 향한 마지막 고비다.
최근 기세는 43홈런으로 2위에 올라있는 제이미 로맥(SK)이 돋보인다. 로맥은 지난 9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홈런을 때린데 이어 10일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멀티홈런을 작성, 김재환과의 격차를 1홈런으로 좁혔다. 두산전에서는 보기 드문 잠실 장외홈런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로맥은 1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LG 트윈스를 상대로 정규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다만, 로맥은 원정 70경기에서 26홈런을 때린 반면, 홈에서 열린 70경기에서는 17홈런을 기록했다. 13일 선발투수로 예정된 임찬규(LG)와의 올 시즌 맞대결에서도 10타수 4안타 1볼넷을 기록했지만, 장타는 2루타 1개만 남겼다.
로맥이 최종전에서 홈런을 때리고 김재환이 잔여 2경기에서 침묵하면, 로맥은 SK 구단 역사상 최초로 홈런왕에 오른 외국인타자로 이름을 올린다. 더불어 SK는 2016~2017시즌 최정에 이어 3시즌 연속 홈런왕을 배출하게 된다.
부상으로 인해 112경기만 치렀지만, 42홈런으로 3위에 있는 박병호(넥센)도 타이틀을 노릴만한 후보다. 박병호는 최근 4경기에서 2홈런을 기록, 예열을 마쳤다.
멀티홈런도 5차례 작성, 박병호의 극적인 홈런 1위 등극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올 시즌에 3홈런을 기록한 적은 없다. 홈런 1위에 오르게 된다면, 박병호는 통산 홈런왕 5회라는 금자탑을 세우게 된다. 이는 이승엽(전 삼성)과 타이를 이루는 기록이다.
40홈런이라는 상징적 기록을 달성했지만, 멜 로하스 주니어(KT)와 한동민(SK)이 전세를 뒤집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41홈런을 기록 중인 로하스는 2차례 멀티홈런을 작성했지만, 3홈런을 만들어내진 못했다.
또한 로하스는 지난달 30일 롯데 자이언츠전을 시작으로 8경기에 홈런을 추가하지 못했다. 13일 상대하는 이용찬(두산)과의 올 시즌 맞대결 기록은 8타수 2안타(1홈런) 1볼넷 1타점. 한동민 역시 SK 역대 최초의 좌타자 40홈런을 달성했지만, 1경기에서 4홈런을 만들어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다.
공동 홈런왕 가능성도 있다. 가장 최근 2명이 홈런 공동 1위에 오른 사례는 2016시즌 에릭 테임즈(당시 NC), 최정(SK)이다. 이들은 나란히 40홈런으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김재환의 소속팀 두산이 오는 14일 롯데를 상대로 최종전을 치르지만, 올 시즌 홈런왕은 빠르면 13일 열리는 5경기를 통해 윤곽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김재환-제이미 로맥-박병호.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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