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간판들의 한 방이 필요하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이정후를 잊기 위한 최적의 방법을 제시했다. 준플레이오프서 타격감이 좋은 송성문을 2번 타순에 전진배치했다. 톱타자 경력이 풍부한 서건창을 다시 톱타자로 내세웠다. 좌익수는 김규민에게 맡겼다. 하위타순 배치.
서건창-송성문 테이블세터는 22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서 4안타 1타점 1득점을 합작했다. 서건창은 1타점 적시타 한 방을 때렸다. 김규민도 대타 고종욱으로 교체되기 전까지 볼넷 1개를 골라냈다. 박정음은 결정적 병살타를 때렸다. 그러나 대수비 역할을 충실히 했다.
이정후의 자리를 대신한 이들은 할 만큼 했다. 장정석 감독은 잔여 포스트시즌에도 이정후의 빈자리를 이런 식으로 메울 가능성이 크다. 베테랑 이택근도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빠진 상황. 별 다른 선택지가 없다.
그럼에도 넥센은 3차전서 패배했다.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을 내세우고도 반격의 빌미를 줬다. 여전히 2승1패로 앞서지만, 뼈 아픈 1패. 넥센으로선 이정후를 그리워하지 않을 만한, 확실한 무기가 필요하다.
결국 간판타자들의 한 방이 필요하다. 이정후를 대신하는 선수들이 한 방을 터트려도 좋지만, 역시 중심타자들이 해내는 게 상대에 가장 큰 데미지를 입히는 방법이다. 실제 올해 포스트시즌 4경기를 보면 중심타자들의 임팩트 있는 한 방이 승부를 갈랐다.
와일드카드결정전서 제리 샌즈의 쐐기 투런포,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박병호의 결승 투런포, 2차전서 임병욱의 연타석 스리런포. 그리고 3차전서 김태균의 결승 1타점 2루타까지. 결국 해줘야 할 선수들이 해줬다. 임병욱은 중심타자는 아니지만, 그들만큼 비중이 큰 6번 타자다.
사실 중심타자들이 포스트시즌서 맹활약하는 게 쉽지 않다. 정규시즌보다 훨씬 큰 레벨의 집중견제를 받는다. 의외의 미친 선수가 있으면 경기를 풀어가는 게 쉽다는 말이 나온 이유다. 반대로 해줘야 할 중심타자들이 임팩트 있는 한 방을 터트리면 그만큼 시리즈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넥센으로선 서건창-송성문(김혜성) 테이블세터가 기회를 만들면 샌즈, 박병호, 김하성의 결정적 한 방이 필요하다. 3차전의 경우 샌즈가 1타점 적시타 한 방을 터트렸다. 그러나 박병호와 김하성은 나란히 무안타로 침묵했다.
4차전은 불펜 야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넥센 이승호, 한화 박주홍 모두 긴 이닝을 소화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 넥센이 이정후 공백을 딛고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하려면 한화의 현란한 불펜 운용을 무력화할 수 있는 중심타자들의 임팩트 있는 한 방이 필요하다. 한화 필승계투조에 대한 확실한 준비가 필요하다.
[박병호(위), 샌즈(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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