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고척에서 대반전이 가능할까.
올 시즌 넥센 야구의 가장 큰 매력은 예측 불가능함이다. 경험으로 정립된 야구 이론으로 설명되지 않는 뭔가가 있다. 확실히 각종 악재에도 우뚝 솟는 응집력이 탁월하다. 내성이 길러진 듯한 느낌마저 풍긴다.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면, 야수들의 행보가 좀처럼 계산이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부상자가 속출하면 누군가가 튀어나와 개별경기, 특정기간의 전체 흐름을 바꿀만한 임팩트 있는 활약을 선보인다. 개개인이 어떤 환경, 어떤 상대든 겁 없이 달려들고 집중하는 게 넥센만의 고유한 컬러다.
포스트시즌도 타자들의 행보를 계산 및 예측하기 어렵다. 준플레이오프서 한화가 자랑하는 원투펀치 데이비드 헤일, 키버스 샘슨을 적절히 공략했다. 오히려 130km대 패스트볼을 구사한 장민재에겐 상당히 고전했다. 플레이오프도 희한하다. 까다로운 김광현과 문승원을 무너뜨렸다. 정작 정규시즌에 완벽히 공략했던 앙헬 산체스에겐 경기막판 결정적 찬스서 고개를 숙였다.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보다 2배의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게 정설. 정규시즌과 달리 바닥을 찍고 급상승하는 흐름도 쉽지 않다. 하지만, 넥센은 기존 상식을 거부한다. 꾸준히 타격 그래프가 요동친다.
KIA와의 와일드카드결정전부터 SK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7경기 타격 그래프가 일반적이지 않다. 와일드카드결정전서 11안타 10득점하더니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9안타 3득점에 그쳤다. 그런데 2차전서 다시 10안타 7득점. 3차전서 8안타 4득점으로 숨죽인 뒤 4차전서 6안타 5득점했다. 안타 숫자는 꾸준히 줄었지만, 타선의 응집력은 들쭉날쭉했다.
SK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서 11안타 8득점으로 다시 응집력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2차전서 5안타 1득점으로 하루아침에 사이클이 뚝 떨어졌다. 1~2차전 타율 0.229 3홈런 9타점으로 0.328 7홈런 15타점의 SK에 확연히 밀린다. 결국 2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
넥센 타선은 플레이오프 2차전서 최악이었다. 박병호, 김하성, 김민성 등 장기부진에 시달리는 일부 타자들은 슬럼프 조짐마저 보였다. 7경기를 소화한 주축타자들의 체력이 저하될 때도 됐다. 그러나 올 시즌 도깨비 행보를 감안하면 다시 한번 튀어 오를 가능성도 있다.
올 시즌 넥센 타선은 홈 고척스카이돔에서 끈질긴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전반기에는 홈에서 유독 약했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승승장구했다. 투수친화적인구장 특성상 한 방 야구보다는 짜임새 있는 연결, 연속안타와 상황에 맞는 타격이 절실하다.
장정석 감독은 포스트시즌 들어 매 경기 조금씩 타순을 변경했다. 3~4번 제리 샌즈, 박병호만 붙박이었다. 나머지 타순은 상대 투수, 최근 페이스를 감안, 민감하게 대응했다. 벼랑 끝에 몰린 상황서 좀 더 큰 폭의 변화를 줄 것인지도 지켜봐야 한다.
결국 넥센은 3차전서 누군가 임팩트 있는 타격으로 시리즈 스윕의 복선을 깔아야 한다. 넥센 특유의 흥을 돋울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 코너에 몰린 현 시점이야말로 미친 타자가 필요하다.
[넥센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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