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 번째 선발투수 미스매치다.
두산과 SK의 한국시리즈. 가장 흥미로운 건 선발투수 매치업이다. 통상적인 1~4선발 맞대결이 아니다. SK가 넥센과의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치렀다. 2일 5차전에 1선발 김광현, 2선발 메릴 켈리를 잇따라 투입했다.
결국 SK는 4~5일 한국시리즈 1~2차전에 3~4선발 박종훈, 문승원을 내세웠다. 플레이오프 5차전 직후 단 하루만 쉬고 한국시리즈에 돌입했다. 1~2선발 김광현, 켈리를 인천 홈 3~4차전으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 플레이오프 5차전서 상대적으로 적은 공을 던진 켈리가 7일 3차전, 김광현이 8일 4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한국시리즈에 선착한 두산은 1~2차전에 조쉬 린드블럼, 세스 후랭코프를 냈다. 7일 3차전에는 이용찬이 나선다. 4차전에는 유희관 혹은 이영하의 선발등판이 유력하다. 즉, 1~2차전 매치업은 두산이 유리했고, 반대로 3~4차전 매치업은 SK에 무게감이 실린다.
이용찬은 올 시즌 15승을 따낸 리그 최정상급 우완선발투수. 그러나 SK 외국인 주축선발로 4년간 119경기서 48승을 따낸 켈리에게 좀 더 묵직함이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김광현이 나서는 4차전은 SK의 확실한 우위.
그런데 야구가 꼭 선발투수 매치업에서 앞서는 팀이 이기는 건 아니다. 정규시즌서 우천취소 여부, 등판 간격의 차이로 1선발과 5선발이 맞붙는 케이스가 종종 있다. 5선발이 호투하면서, 타선이 상대 1선발을 공략해 이기는 경우가 심심찮게 나온다.
이번 한국시리즈 1~2차전도 그랬다. 두산이 1차전서 린드블럼의 역투를 등에 업고 경기를 유리하게 풀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린드블럼은 6⅓이닝 동안 투런포 두 방을 맞으면서 5실점했다. 반면 SK 박종훈은 4⅓이닝 만에 물러났으나 2점만 내줬다. 이후 SK 불펜의 견고한 계투, 경기 막판 타선 응집력을 앞세워 완승했다. 상대적으로 두산 타선의 응집력은 떨어졌다.
2차전은 예상대로 세스 후랭코프가 문승원에 비해 한 수 위의 투구내용을 선보이면서 두산의 흐름으로 흘러갔다. 두산 타선의 응집력이 1차전에 비해 눈에 띄게 살아나면서 완승했다. 결국 첫 번째 선발투수 미스매치는 1승1패.
두산은 선발투수 매치업 우위를 감안할 때 내심 2승도 기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1승에 그쳤다. 최악은 면했지만, 분명 최상의 결과는 아니다. 반면 SK로선 2차전 패배가 아쉽긴 해도 1차전 승리 의미가 여전히 작지 않다.
그렇다면 3~4차전은 어떨까. 4차전 선발투수 매치업에서 객관적인 무게감이 밀리는 두산이 주도권을 잡으면 그 자체로 시리즈 전체 흐름이 요동칠 수 있다. 예상대로 SK가 유리하게 경기를 풀다 승리하면 3차전 결과의 중요성이 커진다.
3차전 매치업이 묘하다. 분명 켈리에게 무게감이 실린다. 그러나 이용찬 역시 묵직한 선발투수다. 올 시즌 인천에서 좋지 않았다. 7월 26일 경기서 5⅔이닝 11피안타 5탈삼진 2볼넷 7실점(5자책점). 켈리는 올 시즌 두산 상대로 5경기서 3승1패 평균자책점 3.03. 물론 정규시즌 데이터는 참고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결국 3차전이 중요하다. SK가 켈리를 앞세워 3차전을 잡으면 4차전 매치업의 유리함은 두산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두산이 켈리를 무너뜨리면서 3차전을 잡으면 4차전서 김광현과 맞붙는 이영하 혹은 유희관의 부담도 줄어든다.
두 번째 1-2선발 대 3-4선발. 1~2차전처럼 1승1패 할 경우 5~6차전은 다시 린드블럼-후랭코프 대 박종훈-문승원이다. 이때 트레이 힐만 감독이 켈리와 김광현을 한국시리즈 막판 일정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또 다른 포인트다.
[위에서부터 켈리, 김광현, 이용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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