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퇴출?’ 추일승 감독 “시거스, 2~3번 유형…신장이 관건”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오리온이 단신 외국선수 교체를 추진한다. 다만, 신장 측정은 관건이라는 게 추일승 감독의 견해다.

KBL은 지난 18일 “고양 오리온이 제쿠안 루이스(24, 181.3cm)를 기타 사유로 퇴출한다. 루이스를 대신해 제이슨 시거스(33)를 영입하기로 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고양 오리온은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정규리그서 공동 9위에 머물고 있지만, 도약의 여지는 남아있다. 부상에서 돌아온 대릴 먼로를 앞세워 시즌 첫 2연승을 기록했으며, 중위권과의 격차가 크지 않다면 이승현이 돌아오는 시즌 막판 승부수를 띄울 수도 있다.

오리온은 외국선수 교체를 통해 전력 강화를 노린다. 퇴출 대상인 루이스는 올 시즌 15경기에 출전, 평균 26분 44초 동안 15.5득점 3점슛 1.5개 2.8리바운드 5.9어시스트 1.5스틸을 기록했다.

루이스는 종종 폭발력을 뽐냈지만, 경기운영능력은 기복을 보였다. 평균 3.9개의 실책을 범하는 등 안정감이 떨어졌다. 추일승 감독 역시 “공격을 지시하면 자신의 공격만 보고, 경기운영에 대해 얘기하면 너무 패스만 하려고 한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던 터. 2015-2016시즌 맹활약한 조 잭슨이 KBL에 적응하기 전까지 겪었던 딜레마가 반복되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루이스는 조 잭슨과 경우가 다르다. 팀 전력이 조 잭슨처럼 시간적 여유를 넉넉하게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조 잭슨 때와는 다르다”라고 운을 뗀 추일승 감독은 “그땐 선수 구성이 좋아 큰 데미지 없이 (적응을)기다릴 수 있었다. 잠시 동료로 뛰었던 제스퍼 존슨도 큰 도움이 됐다. 덕분에 조 잭슨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추일승 감독은 더불어 “딜레마다. 처음부터 별로였다면 곧바로 교체를 생각했을 텐데 2~3경기는 잘했다. 실책도 점점 줄어들어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딜레마가 계속 이어지면, 방안을 찾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루이스의 퇴출을 암시한 셈이었다.

결국 오리온은 결단을 내렸다. 시거스 영입을 추진, 전력 보강을 노린다. 시거스는 신입 외국선수지만, KBL 무대를 두드린 경험은 있다. 프랑스, 이스라엘리그 등에서 경력을 쌓던 시거스는 2017 KBL 외국선수 트라이아웃 및 드래프트에 도전했다. 디온테 버튼이 실질적 2순위로 원주 DB에 지명됐지만, 시거스는 뜻을 이루지 못했다.

추일승 감독은 시거스 영입을 추진하게 된 배경에 대해 “제공권 강화를 위해서다. 아무래도 제쿠안(루이스)보다는 키가 크니까. 제공권이 보완되면 속공도 더 좋아질 수 있다. 1번은 아니다. 시거스는 2~3번 유형이다. 돌파, 슈팅능력을 갖췄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추일승 감독은 “신장이 관건이다. 시거스 쪽에서 보낸 프로필은 일단 186cm인데 재봐야 할 것 같다. 섀넌 쇼터가 됐으니 시거스도 가능할 것이란 기대는 하고 있지만, 지켜봐야 한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실제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뛰고 있는 쇼터는 2015 외국선수 트라이아웃 당시 신장이 186.8cm였지만, 올 시즌 측정 결과는 185.9cm였다.

시거스는 19일 KBL 센터에서 신장을 측정한다. 186cm 이하가 나온다면, 시거스는 21일 현대모비스와의 홈경기를 통해 KBL 데뷔전을 치른다.

다만, 지난해 트라이아웃 당시 시거스의 신장은 190.0cm였다. 당시에도 신장 제한이 있었던 만큼, KBL은 면밀하게 신장을 측정했던 터. 오차를 어느 정도 감안해도 186cm 이하를 노리기엔 쉽지 않은 데이터다. 추일승 감독이 시거스의 합류 여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밝힌 이유다.

오리온이 루이스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는 것은 분명해졌다. 이제 관건은 추일승 감독의 말대로 시거스의 신장이다. 오리온과 루이스, 시거스의 운명은 19일 오후 2시에 결정된다.

[제이슨 시거스(첫 번째 사진 좌), 제쿠안 루이스(하). 사진 = 마이데일리DB, AFPBBNEWS]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