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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경민이한테 전화 왔더라고."
두경민은 5월 상무에 입대했다. 올 여름에 발목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았다. 재활했고, 최근 상무 소속으로 D리그에 나서며 서서히 경기감각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14일 발표된 남자농구대표팀 최종엔트리에 포함됐다.
이상범 감독은 15일 KGC전을 앞두고 "어제 경민이한테 전화 왔어"라고 웃었다. 이 감독에 따르면, 최근 휴가를 나온 두경민이 이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감독님, 저 국가대표 됐습니다. 이게 다 감독님 덕분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선수에게 대놓고 낯간지러운 말을 잘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특유의 투박한 말투로 "그래 잘됐다. 대표팀에서도 열심히 해라"고 말했다. 말은 그렇게 해도 통화내용을 말해주는 표정에 뿌듯함이 가득했다.
두경민은 2월 중순 DB에 분란을 일으켰다. 3월 1일 KCC와의 복귀전 직후 태업을 시인했다. 그러나 이 감독에겐 다 지나간 일이다. 선수들끼리 봉합했다. 이 감독은 선수단의 뜻을 존중했다. 물론 당시 두경민을 크게 질타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다. 이 감독도 "난 뒤끝 없으니까"라고 말한다. 실제 성격이 그렇다.
아마도 두경민은 그 사건 이후 자신을 다시 받아준 이 감독을 좀 더 존경하게 되지 않았을까. DB는 지난 봄 챔피언결정전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그래도 두경민에겐 소중한 시즌, 성장한 시즌이었다. 사람이라면 대표팀에 욕심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
2월 말 FIBA 중국남자농구월드컵 아시아예선 1라운드를 통해 대표팀의 맛을 봤다. 그러나 발목 재활로 6월 말 일정, 8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 나서지 못했다. 29일 레바논전, 내달 2일 요르단전서 9개월만에 대표팀에 복귀한다. 김상식 감독은 이대성(현대모비스)과 두경민을 저울질하다 두경민을 택했다.
어렵게 다시 달게 된 태극마크. 두경민은 스승에게 감사함을 표하고 싶었고, 스승도 격려를 보냈다. 17일 KCC전을 앞둔 이 감독에게 두경민 얘기를 다시 꺼냈더니 기다렸다는 듯 기대감을 표했다.
이 감독은 "대표팀은 다 잘하는 선수들이잖아. 경민이도 대표팀 애들이랑 섞여서 운동하면 분명히 늘어서 돌아올 거야"라고 말했다. 이번 김상식호 가드진 구성을 보면 속공전개와 마무리에 능한 김선형, 세트오펜스에서의 조율과 어시스트에 능한 박찬희, 2대2 게임과 클러치능력이 탁월한 이정현이 있다.
두경민은 이들과 또 다르다. 업템포 농구에 능하면서 클러치 능력을 갖고 있다. 이 감독은 "경민이가 선형이나 찬희하고는 색깔이 완전히 다르니까. 분명히 쓰임새가 있을 것이다. 대표팀 경기 뛰고 돌아오면 좋아지게 돼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상무에서 좀 더 좋아질 수 있을까. 사실 재활선수가 많아 예전보다 분위기가 살짝 느슨해졌다는 말도 있다. 예년보다 수준이 떨어진 대학들, KBL 2군 선수들과 맞붙는 D리그까지. 실전을 통해 기량 향상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이 감독은 "이대성을 봐라. 상무에서도 그렇게 연습만 했다고 하지 않나. 결국 더 좋아져서 돌아왔다. 경민이가 대성이 같은 스타일은 아니지만, 집중력 있고 몰아치는 성격이 있다. 할 때는 확실하게 하는 스타일이다. 상무에서 기량이 좋아져서 돌아올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과 두경민은 몸은 떨어져있다. 그러나 마음까지 멀어지지는 않았다. 좋은 스승과 제자다.
[이상범 감독과 두경민(위), 두경민(아래). 사진 = KBL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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