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데뷔 첫 MVP 영예에도 김재환(두산)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김재환은 19일 서울 역삼동 르메르디앙 서울 다빈치볼룸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시상식에서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총 487점(1위표 51, 2위표 12, 3위표 8, 4위표 2, 5위표 3)을 얻어 조쉬 린드블럼(367점), 박병호(262점)를 제치고 리그 최고의 선수가 됐다. 부상으로는 트로피와 3,300만원 상당의 K7 차량을 받았다.
김재환은 올 시즌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139경기 타율 .334(527타수 176안타) 44홈런 133타점 OPS 1.062의 맹타를 휘두르며 홈런과 타점에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지난 2011년 금지약물 복용으로 MVP 수상 전망이 어둡기도 했지만 논란을 딛고 최고 타자로 인정받았다. 한국시리즈서 옆구리 부상으로 팀의 준우승을 지켜봐야했던 아쉬움도 단번에 날렸다.
타자가 MVP를 받은 건 2015년 에릭 테임즈 이후 3년 만이다. 2016년 더스틴 니퍼트, 2017년 양현종이 MVP를 수상했다. 두산 소속으로는 2016년 니퍼트 이후 2년 만이며, 타이런 우즈(1998년) 이후 20년 만에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팀에서 타자 MVP가 나왔다.
다음은 김재환과의 일문일답.
-예상은 했나.
“다른 후보들이 오지 않았다는 말은 들었는데 어안이 벙벙하다.”
-지난 11년을 되돌아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입단 때부터 감독님, 코치님들이 도움을 정말 많이 주셨다. 주신 것에 비해 내가 너무 어렸던 것 같다. 심적으로도 준비가 안 됐다. 그랬던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이렇게 좋은 상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시상식에서 짊어진 책임이라는 표현을 썼다.
"지난 과거를 어떻게 극복하는 것보다는 앞으로 내가 더 좋은 생활을 하고 성실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야구장 안팎에서의 생활을 잘 하는 게 더 좋은 모습일 것 같다."
-최고의 날에 먼저 그런 소감을 꺼냈다.
“워낙 이야기가 많으니까 그것을 무시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과의 약속이라는 의미에서 이야기를 먼저 했다.”
-많이 후회했을 것 같다.
“지금도 많이 후회하고 있다. 하루도 안 빠지고 후회했다. 앞으로의 인생이 더 중요하다.”
-실력을 인정해주지 않는 팬도 있다.
“팬들이 있기 때문에 김재환이 있고, 그런 이야기는 감수해야 한다. 앞으로 그분들에게마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싶지 싶다.”
-골든글러브 때와 느낌이 어떻게 다른가.
"긴장 때문에 어떤 느낌인지는 잘 모르겠다."
-가족들 고생도 많았을 것 같다.
“가족들도 인터넷을 많이 본다. 가족들 걱정이 안 되진 않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앞으로 내 모습이다.”
-차를 기부한다고 했는데.
"만약에 받는다면 생각은 하고 있었다. 주위에서 고마운 분들이 정말 많았다. 받은 것에 나도 베풀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박병호, 김현수와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
“박병호, 김현수와 경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오랜 만에 얼굴을 본 기분이었다.”
-마음 속 MVP가 있다면.
“너무 많다. 모든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 그들이 있었기에 내 기록이 좋아진 것 같다.”
-가장 힘들었던 노력을 꼽자면.
“결혼이다. 정말 힘들게 결혼을 했다. 상상도 못 할 만큼 무모했다. 가장 중요한 선택을 그렇게 했다. 지금이야 잘 지내지만 아무래도 그 순간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결혼이 힘들어서 다시 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고, 우리 부부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있다.”
-야구 관련된 힘든 일은 없었나.
“개인적으로는 최근 3년이 가장 힘들었다. 물론 야구는 잘 됐지만 바깥 생활도 절제하고 안 좋은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월요일도 안 쉰다고 들었다.
“2016시즌부터 그랬다. 가족이 생겼으니 당장 아이들을 먹여 살려야 했다. 사실 야구를 그만두려고 했다. 1년만 아무것도 하지 말고 야구만 해보자는 생각으로 쉬지 않았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지금까지 나만의 루틴이 됐다. 그래서 지금도 꾸준히 나아가고 있다. 아내보다도 모든 어머니들이 존경스럽다. 아내에게 너무 고맙고 더 많이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재환.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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