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부천 김진성 기자] 샤이엔 파커(KEB하나은행)가 1순위 외국선수의 위력을 보여줬다.
파커를 두고 시즌 초반 한 관계자는 "좋은 선수다. 그러나 1순위치고 임팩트가 떨어지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이 하위권으로 처지면서 파커의 역량도 도드라지지 않았다. 더구나 하나은행은 가드진이 풍족하다.
패스센스가 좋은 김이슬부터 득점력이 있는 신지현과 김지영, 스피드가 좋은 서수빈이 있다. 이들이 파커의 역량을 100% 활용하지 못한 건 맞다. 여전히 세트오펜스에서 인&아웃 게임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은 있다.
파커에게 들어가는 패스 타이밍이 일정하지 않은데, 상대의 앞선 압박을 극복하지 못한 적도 있었고, 파커의 골밑 공격 응집력이 떨어진 경기도 있었다. 실제 파커의 공격을 보면 엄청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가 돋보인다. 그러나 골밑에서의 풋워크는 투박한 측면이 있다. 이런 부분들이 맞물려 하나은행이 전력을 극대화하지 못한 건 맞다.
그런데 파커가 12일 홈 경기서 박지수가 버틴 KB 골밑을 압도했다. 어떻게 봐야 할까. 일단 박지수의 파울 관리가 좋지 않았다. 박지수는 1쿼터 4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파울 2개를 범했다. 당연히 파커 수비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박지수는 3쿼터 4분41초전 3파울을 범했다.
박지수는 올 봄과 여름 WNBA와 대표팀 일정을 소화하느라 KB에서 장기레이스를 견뎌낼 체력을 확실히 만들지 못했다. 점점 게임체력이 좋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지난 시즌과 같은 몸 컨디션은 아니다. 그럼에도 지금 정도의 스탯을 내는 건 박지수의 기본적인 역량이 워낙 빼어나다는 뜻이다. (대신 예년보다 로 포스트 공략 빈도가 떨어진다. 미스매치 공격 정확도가 떨어지는 건 아쉽다)
아무래도 박지수에겐 힘이 좋은 파커가 버겁다. 스스로 힘이 센 공격수 수비가 쉽지 않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안덕수 감독은 김수연을 투입, 박지수를 적절히 아끼며 후반, 승부처를 대비했다. 김수연은 외곽에서 몇 차례 감각적인 패스로 동료들의 컷인 득점을 돕기도 했다. 그리고 지역방어 빈도를 높이며 박지수에게 수비부담을 덜어줬다.
그러나 KB는 박지수가 파울트러블에 묶인데다 공격도 원활하지 않았다. 하나은행이 전반에 턴오버를 11개나 범하면서 반대급부로 많은 속공 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세트오펜스에선 하나은행의 촘촘한 맨투맨을 극복하지 못했다.
그럴수록 하나은행은 파커를 철저히 활용했다. 3쿼터 들어 고아라, 김단비 등이 하이포스트에서 적절히 패스를 뿌렸고, 파커가 적극적으로 수비하지 못하는 박지수를 상대로 연속 득점했다. 3분14초전. 골밑 1대1 상황서 파커의 페이크에 박지수가 속으며 4반칙.
안덕수 감독은 쏜튼에 이어 박지수마저 빼면서 스몰라인업으로 승부를 걸었다. 그러나 여의치 않았고, 4쿼터 시작과 함께 박지수를 투입했다. 흐름은 달라지지 않았다. KB는 오히려 성급한 슛 셀렉션으로 수 차례 추격 기회를 놓쳤다. 확실한 패턴플레이를 이행하지 못했다. 팀 오펜스 조직력이 좋지 않은 대목.
하나은행 역시 공격 조직력이 좋지 않았으나 파커에게 집중적으로 공을 투입했다. KB 심성영이나 염윤아가 하나은행 가드진을 확실하게 압박하지 못했다. 하나은행은 강이슬이 파커의 스크린을 타고 돌파한 뒤 파커의 오픈 중거리슛 찬스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2분28초전. KB가 엔드라인에서 공격을 했고, 박지수가 우중간에서 스크리너로 나섰다. 이 과정에서 두 팔로 파커를 밀면서 5반칙 퇴장. 명백한 오펜스파울이었다. 여자프로농구는 심판의 오심이 상당히 많다. 그러나 이날 박지수의 파울 관련 판정은 대부분 정확했다. 박지수는 쓰러지며 아쉬워했고, 파커는 박수를 치며 하나은행의 사기를 높였다.
결국 하나은행은 KB 추격을 75-69로 따돌리고 3연패를 끊었다. 결국 파커가 박지수에게 판정승한 경기였다. 힘을 앞세운 스타일이지만, 자리를 잡는 능력과 패스를 건네는 센스 등도 괜찮았다. 30점 11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 1블록슛. 파커의 능력이 재조명된 한 판이었다. 5반칙 퇴장한 박지수는 10점 10리바운드 2어시스트 1블록슛.
[파커와 박지수.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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