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리뷰]‘PMC:더 벙커’, 화끈한 타격X폭발적 화력X끈끈한 우정 빛나는 체험액션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타격감은 화끈하고, 화력은 폭발적이고, 우정은 끈끈하다. 지하 30m 벙커에서 벌어지는 리얼타임 생존액션은 관객에게 쉴 틈 없이 몰아치는 긴장감을 직접 체험케하는 마력을 발휘한다. 특히 1인칭 슈팅게임을 좋아하는 남성관객들은 짜릿하게 환호할 것이다.

글로벌 군사기업(PMC) 블랙리저드의 캡틴 에이헵(하정우)은 미국 CIA 의뢰로 거액의 프로젝트를 맡는다. 그러나 작전장소인 DMZ 지하 30m 비밀벙커에는 약속된 타깃이 아닌 북한의 ‘킹’이 나타난다. 에이헵은 12인의 크루들과 최고의 현상금이 걸린 킹을 납치하지만, 또 다른 군사기업의 기습과 미국 CIA의 폭격으로 함정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치명적 부상을 입은 에이헵은 인질로 잡혀 있던 북한 최고의 엘리트 닥터 윤지의(이선균)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더 테러 라이브’의 김병우 감독은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사투를 보다 큰 스케일에 담아내는데 주력했다. 전작이 캐릭터 중심의 1인극 스릴러에 가까웠다면, 이번엔 수십명의 크루들이 불꽃을 내뿜는 체험형 액션물에 방점을 찍었다. 배우들의 헬맷에 POV캡(1인징 시점)을 장착해 스크린에 중계되는 액션이 VR체험처럼 생동감이 넘친다. 드론샷으로 벙커를 입체적으로 담아내 군사작전의 긴박함을 효과적으로 구현한 점도 돋보인다.

이 영화의 스토리는 중요하지 않다. 미국 대선, 북한 핵무기, 중국의 개입 등 복잡한 동북아 정세는 밑그림에 불과하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가까운 미래에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도 현실감이 떨어진다. 그러나 이같은 설정은 CNN의 뉴스속보로 실시간으로 전달되며 에이헵과 윤지의가 처한 위기감을 최고조로 끌어 올린다. 점점 수세에 몰리는 극한 상황, 무슨 수를 써서라도 ‘킹’을 지켜야하는 미션이 에이헵과 윤지의를 연결시키는 과정이 빠른 속도감으로 펼쳐진다.

기존의 남북 우정을 다룬 영화는 처음부터 두 캐릭터를 붙여놓고 시작했다. 그러나 ‘PMC’는 멀찌감치 떨어뜨려놓는 전략을 취한다. 각자 처한 위치에서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고, 보편적 인간 감성에 공감하며 더욱 끈끈해지는 것. 모니터로만 대화하던 이들이 극 후반부에 만나 둘 중 한 명이 어떤 선택을 하는 액션신은 뭉클한 감동마저 자아낸다.

하정우는 ‘더 테러 라이브’와 ‘터널’을 합친 듯한 상황 속에서 부상을 당한 채 생존의 목표를 달성해야하는 캐릭터를 특유의 유머감각을 발휘하지 않고, 그것도 엄청난 양의 영어대사로 빼어나게 소화했다. 이선균도 스스로 자신을 촬영하는 악조건을 이겨내고 인간미 넘치는 의사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대작이 쏟아져 나오는 연말연시, 숨 막히는 체험형 액션을 원하는 관객이라면 만족할만한 영화다.

‘라이브’로 휘몰아치는 액션을 만끽하시길!

[사진 제공 = CJ엔터테인먼트]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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