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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무조건 10개 밑으로 해야 돼."
라건아, 이종현, 함지훈이 지키는 골밑, 양동근, 이대성, 박경상이 이끄는 백코트, 팔방미인 섀년 쇼터, 베테랑 슈터 문태종과 오용준, 비밀병기 디제이 존슨까지. 현대모비스는 막강하다. 사실상 정규시즌 우승을 예약한 분위기.
20일 홈에서 KCC에 패배, 각종 연승기록이 중단됐다. 그러나 유재학 감독은 연승 중에도 기록에 연연하지 않았다. 눈에 보이는 기록보다 경기의 내실을 중시하는 스타일. 당연히 유 감독은 팀 경기력에 100% 만족하지 않는다.
유 감독의 신경을 자극하는 건 턴오버다. 올 시즌 현대모비스는 경기당 14.04개를 기록, 11.44개의 2위 DB보다 약 2.6개나 많이 범했다. 압도적 1위. 쿼터별로 나눠도 매 쿼터 최다 턴오버를 범했다. KCC전서도 상대보다 8개 많은, 14개의 턴오버를 기록했다.
공수조직력이 막강한 현대모비스는 왜 턴오버가 많을까. 공격속도가 빠르고, 공격횟수가 많기 때문이다. 유 감독은 기존의 좋은 수비조직력을 유지하면서, 2017-2018시즌부터 공격횟수를 늘려 다득점을 노리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상대보다 빨리, 많이 움직이고 패스를 하면 그만큼 실수를 할 확률도 커진다.
실점을 하지 않고 수비리바운드를 잡거나, 상대 턴오버에는 말할 것도 없다. 실점을 해도 아웃 오브 바운드 이후 공격을 시도하는 과정이 간결하고 시간이 짧다. 굳이 공격제한시간 24초를 다 사용하지 않는다. 최대한 빠르게 공격코트로 넘어간 뒤 곧바로 프리 오펜스, 혹은 2대2를 펼친다. 현대모비스는 현대농구의 흐름을 가장 잘 반영하는 팀이다.
그러나 유 감독은 "턴오버의 대부분이 속공을 하다 나온다. 치명적이다. 반드시 고쳐야 한다"라고 말했다. 결국 속공, 세컨드 브레이크, 얼리오펜스 모두 완성도를 좀 더 높여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유 감독은 "턴오버는 무조건 (경기당)10개 밑으로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지금도 현대모비스의 빠른 공격은 위협적이다. 그러나 유 감독은 "아직 더 해야 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완성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뜻. 유 감독은 "비 시즌이든, 시즌 도중이든 항상 하는 훈련이 코트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다. 공격이 잘 풀리지 않을 때를 보면 십중팔구 특정 지점에 2명씩 몰려있다"라고 말했다.
즉, 빠르게 공격하면서도 코트 밸런스를 신속하게 갖춰 턴오버를 줄이고, 공격 성공률을 높이는 게 현대모비스의 유일한 과제다. 유 감독은 "패스를 할 때 턴오버가 많이 나오는 지점이 있다. 고칠 때까지 계속 얘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어쨌든 외곽에서 턴오버가 나오면 치명적인 건 사실이다. 상대에 속공의 빌미를 내주기 때문.
현대모비스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턴오버를 범하면서도 공격력과 수비력 모두 극강이다. 그만큼 자체적으로 턴오버에 대한 부작용을 극복하는 힘이 막강하다. 최대한 많은 공격횟수를 가져가면서 턴오버로 잃는 점수마진을 극복하고, 막강한 내, 외곽 화력과 수비조직력을 앞세워 주도권을 좀처럼 상대에 넘겨주지 않는다.
한 농구관계자는 "지금도 무서운 현대모비스가 턴오버까지 줄이면 말 그대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는 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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