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 강신일, 정보석이 마크 로스코 역이 어려움에도 계속 하게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10일 오후 서울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진행된 연극 '레드' 프레스콜에서는 강신일, 정보석, 박정복, 김도빈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연극 '레드'는 추상표현주의 시대의 절정을 보여준 화가 마크 로스코(Mark Rothko)와 가상인물인 조수 켄(Ken)의 대화로 구성된 2인극으로 씨그램 빌딩 벽화에 얽힌 마크 로스코의 실화를 바탕으로 드라마틱하게 재구성한 작품이다.
이날 강신일과 정보석은 마크 로스코 역할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이들은 벌써 여러 차례 시즌에 합류한 배우들. 어렵고 힘들지만 마크 로스코가 이들에게 주는 공감과 깨달음은 남달랐다.
강신일은 "내가 50이 넘어가면서부터 약간 그런 생각을 했다. '나에게 젊음은 그냥 지나가버린 꿈, 나는 이제 조금씩 서서히 밀려나는 그런 나이가 됐구나'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며 "아마 그 언저리즈음에 몇 년 지나서 '레드'라는 작품을 만나게 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일단 마크 로스코라는 인물을 몰랐다. 미술을 잘 아는 사람이 아니었다"며 "근데 대본을 읽어보면 로스코의 말은 평소 대본에서의 말이 평소 로스코가 했던 말들을 상당 이용했다고 하더라. 그 삶 속에 이 사람의 철학의 깊이가 내가 헤아릴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이 사람의 방대한 지식의 양도 따라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한가지 보는 건 이 사람이 훌륭한 업적을 남겼더라도, 한 시대에 한 획을 그었다 하더라도 결국엔 새로운 세대들이 또 새로운 가치를 갖고 나타나는데 그 상황에서 발버둥치는 로스코의 모습이 감히 저를 비교했다"며 "'나는 밀려나지 않을 거야. 나이 먹어도 끝까지 무대를 지킬 거다'라는 약간의 오만한 생각이 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근데 시즌을 거듭할수록 그런 오만함은 사실은 없어졌고 로스코가 얘기한 시간을 들여서 그림을 보고 거기서 반짝거리는 순간을 찾기 위해서는 그만큼 고민하고 시간이 요구된다. 그 반짝거리는 순간은 너무나 찰나"라며 "연기에도 무대에서 그런 부분들이 있다. 매 시즌마다 로스코가 했던 말을 새롭게 느끼고 있다. 그런 면에서 로스코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자꾸 내 스스로도 이 작품할 때 로스코에 견줘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어쩔 수 없이 밀려나는 세대가 됐지만 새로운 세대들의 열정이나 가치에는 뒤지지 안헤, 그들을 막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생각을 공유하고 같이 따라가려고 스스로를 다지고 다스리고 반성하고 공부하는 계기로 이 작품을 삼고 있다"고 털어놨다.
정보석은 "처음 관극하게 됐을 때 40대에서 50대로 들어가던 시점이었다. 한창 제 세대에 대해 고민할 때였다"며 "후배는 올라오고 내 자리는 어디에서 서야 할지 고민하는 상황이었어서 이 작품에 빠졌다"고 고백했다.
그는 "세대에 대해 고민하는 로스코에게 공감이 간다. 그러면서도 진지하고 열정적이게 하려는 그런 마음이 나를 다잡게 한다"며 "그런 마음에 가장 큰 동질감을 느낀다. 그 매력 때문에 두렵지만 다시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극 '레드'는 오는 2월 10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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