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개막 전부터 'V리그판 어벤져스'라는 평가를 받았다. 원래 전력도 정상급인데 전광인과 파다르가 가세하면서 날개를 달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전광인을 FA 영입하면서 한국전력에 보상선수를 내줘야 했던 현대캐피탈은 주전 세터 노재욱을 잃고 말았다.
현대캐피탈은 백업 세터 이승원을 주전으로 내세웠지만 풀타임을 맡기기엔 불안감이 있었다. 신인 이원중에게도 기회를 준 이유다. 벌써 5라운드가 끝난 시점이지만 아직 현대캐피탈의 주전 세터는 누구라고 콕 집어 말하기 어렵다.
일단 남은 레이스에서는 이승원에게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크다. 현대캐피탈은 14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벌어진 OK저축은행전을 3-0 완승으로 장식, 선두 자리를 탈환했다.
최태웅 감독이 '스피드 배구'의 부활을 천명한 첫 경기였던 만큼 결과도 중요했다. 최태웅 감독은 "이승원의 안정이 큰 도움이 됐다. 이승원도 스피드한 토스를 좋아하는 선수"라며 스피드 배구에 부합하는 선수임을 말했다.
'스피드 배구'는 현대캐피탈의 상징과 같았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스피드 배구란 색깔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세터진의 불안으로 전광인과 파다르 등 공격수들의 장점을 살리는 배구로 끌고 왔다. 하지만 문성민과 신영석의 부상 공백이 길어지고 설상가상으로 한국전력과 KB손해보험 등 하위권팀들에게 거듭 발목을 잡히면서 결국 최태웅 감독은 스피드 배구를 다시 꺼내드는 결단을 내렸다.
일단 출발은 좋았다. 전광인과 파다르도 스피드 배구에 순조롭게 녹아들었고 무엇보다 이승원도 안정감을 찾은 것이 큰 수확이었다. 이승원은 "너무 잘 하려고 한 점이 연패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오히려 다행이었다. 나를 포함해 선수들이 똘똘 다시 뭉친 계기가 됐다"라고 돌아봤다. 현대캐피탈이 하위권인 한국전력전과 KB손해보험전에서 당한 연패는 충격적이었지만 이승원은 이에 굴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데 집중했다.
이제 6라운드다. 순위 싸움은 시즌 끝까지 갈 가능성이 크다. 최태웅 감독은 "선수들이 그래도 5라운드를 잘 버틴 것 같다. 남은 6라운드도 더 힘냈으면 좋겠다"라면서 "스피드 배구는 5년 동안 우리가 했던 배구다. 선수들이 믿음을 갖고 할 것 같다"고 빠른 시일 내로 스피드 배구가 다시 자리를 잡도록 할 것임을 말했다.
스피드 배구의 부활, 그리고 세터진의 안정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면 우승이란 대어도 낚을 수 있다. 현대캐피탈이 남은 레이스를 어떻게 끌고 갈지 관심을 모은다.
[이승원. 사진 = KOVO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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