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V리그 남자부에서는 최근 4년 연속 정규시즌 1위팀이 챔피언결정전에서 패하며 통합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파죽의 8연승으로 2시즌 만에 다시 정규시즌을 제패한 대한항공은 징크스를 깨고 비상할 수 있을까.
대한항공 점보스는 지난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우리카드와의 홈경기서 승리하며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남은 OK저축은행전 결과와 관계없이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따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6-2017시즌 이후 두 시즌 만에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를 탈환했다. V리그 출범 후 통산 3번째(2010-2011, 2016-2017, 2018-2019) 우승이며, 박기원 감독은 2016-2017시즌 부임 후 두 차례나 팀을 정규시즌 정상에 올려놨다.
이제 대한항공의 시선은 창단 첫 통합우승으로 향한다. 그 동안 2차례의 정규시즌 우승은 통합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신영철 감독 시절이었던 2010-2011시즌 25승 5패로 창단 첫 정규시즌 정상에 올랐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화재에게 무릎을 꿇었고, 2년 전에는 25승 11패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해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현대캐피탈의 벽을 넘지 못했다.
박 감독은 충분히 통합우승을 해낼 수 있다는 각오다. 정지석, 가스파리니가 제 컨디션을 찾으며 곽승석과 다시 삼각편대를 구축했고, 김규민을 주축으로 한 센터진과 리베로 백광현도 최근 8연승 기간 동안 충실히 자기 몫을 해냈다. 그리고 이 뒤에는 V리그 최고 세터 한선수의 노련한 경기 운영이 있다. 박 감독은 “감독이 예상하지 못한 걸 선수들이 코트에서 보여주고 있으니 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걸림돌은 통합우승을 좀처럼 볼 수 없는 V리그 남자부의 최근 흐름이다. 남자부 통합우승은 2013-2014시즌 삼성화재를 끝으로 명맥이 끊겼다. 이후 삼성화재(2014-2015), 현대캐피탈(2015-2016), 대한항공(2016-2017), 현대캐피탈(2017-2018)이 차례로 정규시즌을 제패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두 좌절을 겪었다.
이는 대한항공에게 하나의 도전이자 동기 부여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날 우승 뒤 만난 곽승석은 “최근 몇 년 동안 정규리그를 우승한 팀이 챔프전 우승을 못했기 때문에 징크스라고 하면 징크스일 수 있다. 그걸 이번에 우리 팀이 깨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준비만큼 경기력이 나온다면 충분히 통합우승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덧붙였다.
대한항공에 부임해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박 감독도 이러한 흐름을 역행하겠다는 의지가 넘친다. 박 감독은 “내가 대한항공에 와서 그래도 징크스를 잘 깨고 있다”며 “이번에도 한 번 깨보려고 한다. 창립 50주년을 맞아 대한항공 배구단의 새 역사를 쓰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전했다.
대한항공은 창단 첫 통합우승을 위해 이날부터 본격적인 챔프전 맞춤 훈련 프로그램에 돌입한다. 1차전이 열리는 오는 22일까지 약 2주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한 체력 보강 및 강화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대한항공이 ‘최초’와 ‘징크스’라는 산을 넘어 통합우승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날아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시즌 만에 정규시즌을 다시 제패한 대한항공.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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