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장충 윤욱재 기자] 예상치 못한 변수가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포스트시즌에서는 일명 '미친 선수'가 필요하다.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미친 선수'는 바로 현대캐피탈의 허수봉이었다. 현대캐피탈은 1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우리카드를 3-0으로 완파하고 4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했다.
현대캐피탈은 플레이오프 1차전을 3-2로 승리,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1승 만을 남긴 상태였지만 이날 경기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바로 '외국인 에이스' 파다르의 갑작스러운 부상 때문이었다. 파다르는 이날 오전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했으나 허리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경기에 뛸 수 없음을 확인한 현대캐피탈은 파다르를 치료에 전념하도록 했다.
사실 문성민, 전광인 등 정상급 토종 공격수들을 보유한 현대캐피탈이지만 두 선수 모두 무릎이 좋지 않아 파다르의 역할을 대신 맡기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현대캐피탈의 선택은 허수봉이었다. 허수봉에게 라이트 자리를 맡기는 과감한 선택을 한 현대캐피탈은 고비마다 에이스처럼 득점포를 가동한 허수봉의 활약에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양팀 모두 30점이 넘는 역대급 듀스 접전이 펼쳐진 1세트에서 허수봉은 23-24로 뒤지던 팀을 2연속 득점포로 구해냈다. 1세트에서만 6득점을 챙긴 허수봉은 2세트에서는 서브 에이스 2개로 초반 기선제압의 일등공신이 됐고 문성민과 전광인이 몸을 날려 건져낸 공을 야무지게 득점으로 연결하면서 팀이 15-9로 달아나는 결정타를 때리기도 했다. 3세트에서도 초반 서브 에이스 2방을 가동하며 상승세를 이어간 허수봉의 활약은 현대캐피탈의 3-0 완승을 이끌기에 충분했다.
허수봉은 이날 경기 최고의 선수였다. 양팀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20득점을 따냈고 서브 에이스 4개에 공격 성공률은 62.5%에 달했다.
경기 전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현대캐피탈이 전통이 있는 팀이라 오히려 결속력이 더 단단해질 것 같다"고 경계했다. 신 감독의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이것(파다르 부상)도 이겨내야 더 성장하고 강한 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이날 경기의 의미를 부여했는데 허수봉이 최 감독의 바람을 현실로 만들었다.
[현대캐피탈 허수봉이 18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도드람 프로배구 V-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 우리카드-현대캐피탈 경기에서 스파이크를 하고 있다. 사진 = 장충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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