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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두산 새 외국인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1)가 시범경기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꿀 수 있을까.
페르난데스는 지난 20일 마무리된 시범경기서 7경기에 출전해 타율 .167(18타수 3안타) OPS .570에 그쳤다. 장타는 2루타 1개가 전부였으며 17일 고척 키움전부터 3경기 연속 안타를 맛보지 못했다. 아직 한국야구를 익히는 과정에 있으나 어쨌든 시범경기에선 두산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페르난데스는 이에 개의치 않았다. “정규시즌은 분명 다를 것”이라고 말하며 달라진 모습을 기대케 했다.
페르난데스는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KBO리그 첫 시즌을 향한 각오와 설렘을 전했다. 그는 “지금까지 느낌은 괜찮다. 팬들이 기대하는 모습을 아직 보여주지 못한 것 같은데 정규시즌 때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시범경기를 치른 소감을 전했다.
시범경기를 통해 느낀 KBO리그 투수들의 공은 어떨까. 페르난데스는 “높은 수준이다. 미국과 다르게 속구가 빠르지 않지만 변화구 로케이션, 유인구가 좋다. 원하는 곳으로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들이 많다”고 고평가하며 “자꾸 경기를 치르면서 감을 잡을 것 같다. 사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투수들이 많아 영상을 통해 더 많이 공부할 것이다”라고 대처법을 설명했다.
그러나 분명 장점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페르난데스는 스프링캠프부터 나쁜 공에 좀처럼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았다. 시범경기서도 볼넷과 삼진은 각각 5개로 동일했던 터. 마이너리그에서도 775타석을 들어섰는데 삼진은 68개밖에 기록하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은 “외국인선수 치고 공을 잘 본다. 공격적인데 나쁜 공을 잘 골라낸다. 어떻게든 하루에 2번은 출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페르난데스는 이에 대해 “원래 나만의 공을 잘 본다. 최대한 스트라이크존에 가까운 공이나 스트라이크를 치려고 노력하는 성향이다”라고 비결을 설명했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외국인타자의 부진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지미 파레디스, 스캇 반슬라이크 모두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짐을 쌌다. 두터운 국내 선수층으로 간신히 공백을 메웠지만 결국 가을야구에서 다시 외인의 필요성을 실감하며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올해 페르난데스를 향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페르난데스도 이런 배경을 모두 알고 있었다. 그는 “나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부담이 되진 않는다”며 “많은 팬들이 걱정하고 있는 걸 안다. 그러나 충분히 내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타순도 중요치 않다. 감독님이 나가라고 하면 어느 타순, 어느 수비 위치든 나가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페르난데스는 말보다 행동으로 팬들 앞에 설 것을 약속했다. 올 시즌 개인적인 목표를 묻자 “물론 내가 생각하고 있는 수치가 있는데 경기장 안에서 직접 보여드리는 게 더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페르난데스는 23일 잠실에서 한화를 상대로 공식 데뷔전을 치른다. 김 감독에 따르면 타순은 6번이 유력한 상황. 페르난데스는 “빨리 시즌이 시작됐으면 좋겠다. 잠실에 멋진 팬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빨리 만나고 싶다”며 “정규시즌에 들어가면 지금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사진 =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두산베어스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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