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모르니까 오히려 긴장이 안 된다."
잔여 챔피언결정전 최대변수 전자랜드 투 할로웨이. 현대모비스는 일찌감치 영상으로 접했다. 시즌 전 영입 리스트에도 있었기 때문. 나름의 준비도 했다. 장, 단점을 충분히 파악했다. 하지만,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실전서 직접 지켜보기 전에는 "모른다"라고 했다.
유재학 감독은 애당초 "돌파와 슈팅 비중이 6:4"라고 했다. 그러나 4차전 직후에는 "돌파보다 슈팅능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 타짜같다. 결정적일 때 집어넣으니 승부사 기질이 있다"라고 바로 잡았다.
실체가 드러난 할로웨이. 드라이브 인을 선호했다. 6:4, 그 이상이었다.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으로 수비수 1~2명을 손쉽게 벗겨냈다. 더블클러치도 자주 선보였다. 운동능력이 뛰어난 건 아니다. 대신 돌파와 패스의 타이밍을 알고 움직였다. 2대2도 능숙하게 전개했다. 스크린을 받고 볼을 처리하는 타이밍이 빨랐다.
전자랜드 김승환 수석코치는 "볼 다루는 능력은 예술이다. (수비수를)붙여놓고 빼주는 패스도 일품이다. 터키에서도 상위권 팀에 있었다. 비중 있는 2~3번째 옵션이었다"라고 말했다. 장신 포워드들이 많은 전자랜드 특성상, 돌파를 즐기는 할로웨이와의 조합이 좋을 것으로 기대됐다.
3주전 터키리그를 마치고 미국에서 쉬고 있었다. 경기체력이 관건. 그러나 유재학 감독은 "터키에서 30분 정도 뛰었다. 2~3쿼터 20분 뛰는 건 문제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할로웨이는 20분 이상 뛰었다(25분16초, 3점슛 4개 포함 26점 3어시스트). 게임체력이 부족해 보이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현대모비스는 할로웨이를 확실히 막지 못했다. 그러나 경기는 이겼다. 전자랜드 김낙현과 정효근의 결정적 턴오버와 수비 미스(7초전 김낙현은 라건아에게 파울 없이 그냥 2점을 주는 게 나았다. 그러면 최소한 연장에 갈 수 있었다)가 있었다. 유 감독은 "실책을 줄이고, 리바운드를 빼앗기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실제 승부는 실책으로 갈렸다.
그래도 현대모비스로선 할로웨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할로웨이의 점수를 줄여야 승산이 올라간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의 할로웨이 활용법은 드러났다. 예상을 뒤엎고 4쿼터에도 적절히 기용했다.
특히 4쿼터 중반 5점 열세서 투입, 라건아를 앞에 두고 동점 3점포를 꽂은 장면은 백미였다. 당연히 유도훈 감독으로선, 잔여경기서도 할로웨이를 4쿼터에 적절히 쓸 수 있다. 유 감독은 "찰스 로드의 체력 세이브가 필요했고, 로드만 바라보는 상황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빅 포워드들로 라건아 수비와 리바운드 싸움을 하면 된다는 계산. 절반의 성공이었다.
수준급 돌파력에, 클러치 3점포까지. 라건아에게 7초전 골밑슛과 추가자유투를 내주기 전까지 주인공은 할로웨이였다. 29초전 우중간에서 터트린 3점포는 할로웨이 기용법의 성공을 상징한 또 다른 장면. 패스센스도 검증됐다. 4분28초전 정효근에게 건넨 패스는 일품이었다.
전자랜드로선 승부처에 할로웨이를 투입하면, 국내선수들의 스페이스 활용과 이대헌, 정효근, 강상재 등의 골밑 수비 응집력, 적절한 파울관리, 리바운드 응집력이 변수다. 그렇다면 관건은 유재학 감독의 대응이다. 그는 "할로웨이가 있어서 이겼다"라고 말했다. 전자랜드가 템포를 올리기 위해 높이 약점을 감수하면서, 오히려 골밑 강점을 극대화했다는 뜻. 유도훈 감독으로선 할로웨이의 최상의 기용 타이밍을 찾아야 한다.
유 감독은 "(할로웨이에게)맞춤수비를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돌파할 때 높이가 낮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확신에 찬 뉘앙스. 라건아, 함지훈, 문태종 등으로 할로웨이의 돌파 차단에 총력을 기울일 듯 하다. 돌파 후 슛이나 패스 타이밍에 적절한 도움수비와 로테이션이 예상된다.
스크린에 걸릴 때 외곽수비는 파이트스루가 유력하다. 4차전 직전에도 "할로웨이가 2대2를 하면, 빨리 따라가는 수비를 하라고 했다"라고 밝혔다. 이대성과 양동근은 작전수행능력이 빼어난 수비수들이다. 단 하루의 시간에 디테일한 대응을 위한 준비를 마쳤는지가 관건이다. 5차전 역시 할로웨이가 주요 변수 중 하나다.
[할로웨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