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나도 승부욕을 갖고 있다."
키움 장정석 감독의 철저한 관리야구는 전반기에 수 차례 소개됐다. 단순히 불펜 투수의 2~3연투 금지 차원을 넘어섰다. 불펜 전원을 사실상 필승계투조로 활용, 로테이션 운용을 했다. 선발진에는 지난 2년 연속 부상 이슈가 있던 최원태에게 2회, 올해 선발로테이션을 처음으로 소화하는 안우진과 이승호에게 1회씩 열흘간 강제 휴식기를 줬다. 야수들의 더블포지션 준비와 지명타자 로테이션, 전담포수제도 눈길을 끌었다.
이 모든 조치가 핵심 멤버들의 '에너지 레벨'을 관리하는 것이었다. 144경기를 완주하려면, 특히 순위가 결정되는 막판에 더 많은 힘을 쏟아내려면 철저한 관리가 필수. 장정석 감독의 관리야구는 확실히 다른 감독에 비해 세밀하다.
결국 좋은 성적을 위해서다. 장 감독은 18일 고척 삼성전을 앞두고 "나도 승부욕을 갖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건 팀 승리"라고 말했다. 페넌트레이스에서 많은 승리를 얻어 좋은 성적을 내려면, 역설적으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론이다.
장 감독은 "관리보다 중요한 건 어떤 선수가 나가야 경기서 이길까 하는 점이다. 그렇다면 그 선수들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만들어야 한다. 결국 '그 선수들이 그 경기에 모든 에너지를 쏟을 수 있을까'로 연결된다"라고 설명했다.
평상시에 개개인의 에너지 관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키움뿐 아니라 KBO 구단들의 일반적인 통념이 됐다. 장 감독은 "선수가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피곤하면 능력이 나오지 않는다. 선수가 매 경기 100% 힘을 쏟을 수 없다. 선수 중심에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물론 지명타자 로테이션과 선발 휴식기를 체험한 당사자들 중 일부는 "익숙하지 않다", "감각 유지에 어려움이 있다"라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장 감독은 "선수들이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못박았다. 이 부분만큼은 타협이 없다.
"24년간(1996년 현대 입단) 프로에 있었다"라는 장 감독의 확신이다. KBO리그에서 선수, 프런트, 코치에 이어 감독까지 역임하면서 20년 넘게 보고, 듣고, 느끼면서 내린 결론. 특히 과거 프런트 경험에 대해 "그 때부터 느낀 게 많았다"라고 했다.
지난 2년간 감독으로 시행착오를 경험한 것도 올 시즌 효율적인 관리야구의 원천이다. 특히 무리하게 승부수를 던지다 좌절을 맛본 2017년(7위)의 경험이 소중했다. 장 감독은 "그런 시간이 기회를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키움은 59승39패, 2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선두 SK에 6.5경기 뒤졌다. 그리고 3위 두산에 1.5경기 앞섰다. 후반기 전망은 밝다. 전반기 막판 조상우, 김동준 합류를 시작으로 후반기 시작과 함께 안우진, 이승호, 늦어도 8월 초에는 서건창이 합류한다.
장 감독은 "SK? 물론 강팀이다. 그러나 후반기에 한번쯤 기회가 있지 않겠나. SK가 부진할 수도, 우리가 치고 올라갈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후반기에 최상의 에너지 레벨로 두산과의 2위 다툼에 집중하되, 상황에 따라 SK와 승부를 벌일 가능성과 시점을 엿보겠다는 뜻이다. 신중한 그 답지 않은 과감한 발언. 그러나 충분히 이해되는 장 감독의 승부욕이다.
[장정석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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